투자유치부터 인력 관리, 법률 문제는 모든 창업기업이 겪는 어려움이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전문성을 갖춘 기업인의 경험은 창업기업 성장에 어느 때보다 큰 힘이 된다.
K-ICT창업멘토링센터는 2013년 개소 이후 10년째 꾸준히 스타트업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며 함께하고 있다. 멘토의 경험과 멘티의 열정이 만나 스타트업의 창업생태계 진입과 초기 데스밸리 극복을 지원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업력 5년 이내 창업 초기기업 가운데 글로벌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다. 센터 멘토링 서비스를 통해 한 단계 발전하고,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유망기업 20곳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그리너랩은 갈수록 중요도가 커지는 도심권 수목 관리를 정보통신기술(ICT)과 접목해 해결하려는 스타트업이다. 회사는 수목 진료 전자의무기록(EMR) 서비스 '트리닥터+'를 개발하고 있다. 개별 수목 진료 이력을 관리하고, 토양 등이 질병을 유발할 것으로 판단되면 사전에 알려준다.
10년차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손채현 대표가 올해 그리너랩을 창업한 것은 도심 수목 관리가 환경 및 삶의 질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2018년부터 운영하는 나무의사 국가자격제도가 대표적이다. 이상 기후 등으로 낯선 해충이 잇따라 등장하는 가운데, 무분별한 농약 사용으로부터 나무와 시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도입됐다. 현재 공공장소 수목은 나무병원 소속 나무의사만 진단과 처방 등을 할 수 있다.
트리닥터+는 QR코드로 나무마다 식별번호를 부여하고, 나무의사가 진단을 마치면 데이터베이스(DB)를 자동으로 생성한다. 클라우드 기반 진단 기록 관리 스마트폰 앱도 개발했다.
그리너랩은 트리닥터+로 가로수·공원의 담당 공무원, 아파트 관리소장 등의 수목관리 컨설팅도 지원한다. 담당자가 수시로 바뀌더라도 진단·치료 이력을 확인할 수 있어 관리 편의를 높였다.
회사는 나무의사와 수목 진료 관계자 등과 현장 진단·처방 데이터 수 천건으로 이력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달 기준 이력 관리 기술 특허 4건을 출원했다. 그리너랩은 여기에 지역별 실시간 병해충 데이터 등 공공데이터와 결합하면 전국적인 수목 질병 예방 관리 등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리너랩은 지난해 제3회 산림분야 청년창업 경진대회에서 산림청장상을 수상하며 기술력과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올해는 중소벤처기업부 성장단계별 창업지원 프로그램 초기창업패키지에 선정되고, HY-성동캠퍼스타운 창업경진대회에 수상하며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0년 수목진료 사업 종사자 수가 약 2만2800명에 달하는 등 수목 관리 시장 성장세를 확인한 만큼 전략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그리너랩은 현재 수목진료 커뮤니티를 설립해 초기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나무의사들의 조경관리를 돕는 플랫폼으로 시작해 수목이력제를 통한 스마트시티 데이터로 세계 시장에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