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역성장했던 중국 게임 시장이 올해 회복세로 돌아섰다.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와 판호 발급 확대 등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연 매출액 규모가 처음으로 3000억위안을 넘어섰다. 현지 퍼블리셔를 통한 K게임 지식재산(IP)의 중국 진출도 본격 재개된 가운데 새해에도 개방과 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중국음상디지털협회는최근 광저우에서 진행한 중국게임산업연차총회에서 '2023년 중국 게임산업 보고서'를 발표했다. 중국 게임 시장 내 연간 매출액은 3029억6400만위안(한화 약 55조32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3.95% 증가한 수치다. 연간 이용자 수는 약 6억6800만명으로 집계됐다.
시장 회복 요인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부정적 요인 해소와 게임 이용자 소비 능력·의지 반등이 지목됐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기대 신작이 집중적으로 출시됨에 따라 장기 흥행작의 안정적 운영과 맞물려 수익 증대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중국 게임사가 자체 개발한 작품 매출액은 2563억7500만위안(약 46조8166억)으로 지난해보다 15.29% 증가했다. 자체 개발작 해외 수출액은 163억6600만달러(약 21조3641억원)다.
모바일 게임은 중국 전체 게임 시장 매출액 가운데 74.88%를 차지하며 압도적 비중을 이어갔다. 전년 대비 17.5% 증가한 2268억6000만위안(약 41조 4382억원) 규모다. PC 및 클라이언트 게임 부문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662억8300만위(약 12조1072억원)을 기록했다. 콘솔게임 시장 실제 매출액은 28억9300만위안(약 5283억원)으로 전년 대비 22.93% 증가했다.
e스포츠 시장은 1329억 4500만위안(약 24조2797억원)이다. 전년 대비 12.8% 증가했다. 라이엇게임즈 '발로란트' 등이 새롭게 흥행하고 제19회 항저우 아시안 게임' e스포츠 종목 채택이 시장 저변 확대에 긍정적 역할을 했다.
보고서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한 2차원(서브컬처) 모바일 게임 성장세에 주목했다. 2차원 모바일 게임 올해 매출액은 317억7000만위안(약 5조 8037억)으로 지난해보다 31.01% 증가했다. 핵심 이용자층 소비 능력이 우수하고, 지불 의사도 높게 형성되면서 수익성이 돋보인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내년에도 게임 시장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을 펼쳐갈 전망이다. 동시에 지난달 '판호' 발급 주무부처인 국가신문출판서가 발표한 '고품질 온라인 게임 퍼블리싱 프로젝트 시행에 관한 고시'를 중심으로 △사회주의 핵심 가치 전파 △중국 전통문화 계승 등 정부 차원에서 제시하는 방향성에 대한 중화적 색채는 더욱 짙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이쥔 중국음상디지털협회 제1부회장 겸 게임실무위원장은 “새해를 맞이해 모든 게임 산업 종사자는 인터넷상 미성년자 보호 지침과 온라인 게임 프리미엄 퍼블리싱 프로젝트 준수에 주의해야 한다”며 “게임 산업 기술 혁신 역량과 국경을 초월한 역량 강화 효과를 더욱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