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조선 디지털전환과 조선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5G 기반 디지털조선소 구축 기술을 세계 처음으로 확보했다.
울산시와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5G 기반 조선해양 스마트 통신플랫폼 및 융합서비스 개발'사업에서 디지털조선소 실현을 위한 핵심 기술인 스마트 통신플랫폼, 지능화플랫폼과 플랫폼 기반 융합서비스 개발에 성공했다. 초연결 디지털조선소를 구축해 선박건조 공정·물류·안전 혁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과 울산시가 지원하고, ETRI 주관으로 지난 2020년 시작해 올해 말 종료한다. KT,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울산대, KETI,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조선과 7개 중소기업 등 15개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사업 목표는 5G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조선소 구축 핵심 기술과 융합서비스를 개발해 조선 현장에 실증하는 것이다. 개발한 기술과 융합서비스를 적용해 세계 최초로 5G 기반 디지털조선소를 구현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디지털조선소'는 장비, 시설, 인력 등 조선 현장 정보를 디지털정보로 가상공간에 전송 표출해 실제 현장을 실시간 제어 모니터링할 수 있는 조선소다.
'5G 디지털조선소'는 초연결, 초고속, 초저지연 특성을 갖춘 5세대(5G) 통신기술을 이용해 현장 정보 파악·수집에서 디지털화, 전송, 현장 제어와 모니터링까지 초고속 대용량으로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3차원(3D)도면 공유, 증강·혼합현실(AR·MR) 협업, 빅데이터 활용 등 첨단 디지털 기술과 시스템으로 선박을 건조한다. 생산 공정 리드타임 10% 단축을 비롯해 선박 건조 공정 전반을 혁신할 수 있는 차세대 조선소다.
또 5G 기반 기업전용망과 복합통신 기술은 조선소 사각지대(밀폐공간)까지 통신을 가능케 해 작업자와 각종 장비, 설비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무재해 안전 작업장도 구현한다. 5G 융합기술과 제품, 서비스 개발에 이어 국내외 확산으로 조선해양 정보통신기술(ICT)융합 신시장 창출도 선도할 수 있다.
ETRI와 사업 참여기업·기관은 이 사업에서 5G 디지털조선소 구축 운영에 필요한 2개 핵심 플랫폼과 다수 융합서비스를 개발 완료했다. 개발 플랫폼은 디지털조선소 통신 플랫폼, 디지털조선소 지능화 플랫폼이고, 융합서비스는 자동공정관리, 실시간 물류관리, 원격 안전관리 등 5G 기반 서비스다.
2000년 사업 1차년도에 디지털 조선소 통신·지능화 플랫폼 설계와 요소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2차년도는 통신·지능화 플랫폼 핵심 기술을 개발했고, 3차년도는 5G 기반 융합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주요 기술을 개발했다.
올해 4차년도는 2개 플랫폼 핵심기술 통합과 고도화, 융합서비스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조선소 통신 플랫폼과 지능화 플랫폼은 사업 최종 목표인 5G 기반 디지털조선소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이다.
ETRI와 참여 기업·기관은 조선소 환경에 최적화한 5G SA(Stand Alone) NPN(Non Public Network) 기반 기업전용망을 개발하고 여기에 조선용 MEC(Multi-acces Edge Computing)와 사물인터넷(IoT) 복합통신 기술을 접목해 통신 플랫폼을 완성했다.
완성한 통신 플랫폼은 조선소 현장에 특화한 기업 전용 5G 통신 인프라다. 다양한 이기종 데이터 통신과 밀폐공간 통신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밀폐공간 통신은 Private LoRa, PLC(Power Line Communication), 금속체통신(metalWave) 및 Wi-Fi를 사용해 다양한 밀폐공간 환경에 대응할 수 있다.
지능화 플랫폼은 5G 통신 플랫폼에 각종 디지털 정보를 표출해 사용하는 플랫폼이다. 조선소내 인력, 사물, 환경 변화를 동적으로 파악하는 3D 디지털맵, 고정밀 복합 측위 기술, 현장 빅데이터 수집·분석 시각화, 3D 가상 조선소와 실제 조선소 연계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5G 융합서비스는 통신 플랫폼과 지능화 플랫폼을 기반으로 현장에 제공하는 공정, 안전, 물류 3개 분야 응용 서비스다. 기존 아날로그 조선소에서 제공하기 어려웠던 초고속 야드안전 관제, 초연결 밀폐공간 모니터링, 고용량 3D 설계도면 공유, 정밀 보안, 공정 진척도 분석, 무인 중장비 모니터링, 공정 스케줄링 등을 개발했다.
ETRI와 참여 기업 및 기관은 이 사업에서 기술이전 18건(착수 기본료 4억5500만원), 14종 40건 기술사업화와 관련 신규 매출 42억원, 기업 투자유치 22억원, 국내외에 학술논문 64편, 특허출원 36건, 소프트웨어(SW) 22건 등록 등의 성과를 거뒀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거둔 정성적 효과도 주목된다. 지역 ICT중소기업 기술 경쟁력 강화와 신규 사업화 기반 마련, 안전 근로환경 조성 등 지역발전과 사회적 가치 창출 효과다.
사업에 참여한 ICT중소기업은 조선 디지털전환에 필요한 DNA(Data, Network, AI) 융합 기술과 서비스 개발 후 이를 대기업 조선 현장에 실제 적용해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유비마이크로는 ETRI에서 밀폐공간 통신기술(Private LoRa)을 이전 받아 밀폐공간 안전 모니터링 시스템 상용화에 성공했다. 한컴그룹 투자를 받아 한컴유비마이크로로 전환하고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노바테크는 기술보증기금에서 3D모델링 기술성을 인정받아 신규 투자를 받았다.
정성적 사업 성과는 조선소 산업재해 예방을 비롯한 안전 근로환경 조성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산업재해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인적요인 및 아날로그 방식의 업무 프로세스를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안전관리 시스템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