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지속가능성(space sustainability) 또는 지속가능한 우주경제는 지속가능발전의 개념을 우주로 확장시킨 것으로, '미래 세대를 위해 우주 환경을 보존하면서 현 세대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우주 활동의 수행을 미래까지 무기한 유지하는 능력'으로 정의할 수 있다.
최근 몇년간 우주 분야 가장 큰 화두는 우주 지속가능성이다. 유럽우주국은 쓰레기를 늘리지 않는 '우주 쓰레기 중립'에 자원순환 개념까지 추가한 '우주 순환경제(circular economy in space)'를 추진하는 중이다. 우주 순환경제는 우주 자산 재활용, 리퍼비시, 용도 변경, 재사용 등을 추구한다.
우주의 극한 환경을 고려한다면 지속가능한 우주경제 확대를 위해 로봇 활용이 필수적이다. 칼 세이건과 함께 행성 협회를 창립한 루이스 프리드먼은 “인간의 우주 탐사는 미래에도 계속될 것이지만 인간의 우주 여행은 화성에서 멈출 것”이라며 로봇 기반 우주 탐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IEEE 로봇자동화학회(RAS) 산하 우주로봇 기술위원회는 우주로봇을 우주정거장, 인공위성 등에 사용되는 미세중력 로봇과 달·화성 등 천체에서 작업하는 행성 로봇 두 가지로 분류한다.
광의의 우주로봇은 인공위성, 로버 등까지 포함한다. 우주 시스템에 자율성(autonomy)이 추가됨에 따라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를 세계 최대 로봇 기업이라고 선언한 것과 같이 이들도 로봇으로 분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로봇의 주요 응용 분야는 우주내서비스, 조립 및 제조(ISAM), 현지자원 활용(ISRU), 우주 탐사 등이다.
ISAM은 궤도 내에서 인공위성 등 우주 자산 수리, 기능 업그레이드, 연료 공급 등의 서비스(S)를 제공하고, 우주 태양광 발전소 등 대규모 구조물을 조립(A)하며, 3D 프린팅 등을 이용해 부품, 모듈을 제조(M)하는 활동이다.
ISRU는 달, 화성 등 천체에서 물과 광물 같은 현지 자원을 활용하여 연료 생산, 주거 시설 등 인프라를 구축한다. 지구로부터의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현지에서 자립적 거주를 가능하게 한다.
우주 탐사에서도 로봇의 역할이 요구된다. 목성과 토성의 위성인 유로파와 엔셀라두스는 얼음 표면 아래 방대한 바다가 존재하는 데, 과학자들은 이 바다에 생명체가 존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구로부터 수억 km 떨어진 머나먼 천체의 심해를 탐사하는 일은 로봇이 적격이다.
우주 경제의 주요 응용이 거의 전적으로 로봇에 의존해야하므로 지속가능한 우주경제 구현을 위해서는 우주로봇 혁신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우리 정부는 지난 해 말 발표한 제4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에 핵심임무요소로서 모빌리티·로보틱스, 궤도상 서비스 등을 포함하고 우주로봇 기술 확보를 추진 중이다. 한국로봇산업협회는 올해 8월 우주로봇 분야 산학연관 협력적 혁신 플랫폼으로 우주로봇포럼을 출범시켰다.
우주로봇은 로봇산업 글로벌 3대 강국과 미래우주경제로드맵을 통해 우주경제 강국을 지향하는 우리나라가 전략적으로 육성해야할 핵심 산업이다. 우주로봇은 로봇산업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우주산업계에는 우주경제를 극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수단이다. 한국이 우주로봇 리더십을 확보해 전 지구적으로 지속가능한 우주경제 구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김선우 성균관대 SW융합대학 교수(우주로봇포럼 의장) sunkim11@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