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우여곡절 끝에 새해 연구개발(R&D) 예산을 당초 정부안보다 6000억원 증액하기로 합의했다. 또 다른 쟁점이었던 새만금 관련 사업과 지역사랑상품권 예산도 일부 늘어난다. 여야는 21일 오전 10시 본회의를 열고 예산안을 처리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국회 본청에서 최종 조율을 거쳐 2024년도 예산안에 합의했다. 여야는 그동안 약 56조9000억원 규모 예산의 증액·감액을 두고 줄다리기를 해왔다.
양당 합의에 따르면 국회 심의를 거친 예산안은 정부안 대비 4조2000억원 감액된 것이다. 또 증액된 예산도 4조2000억원이어서 총규모는 정부안과 동일한 656조9000억원이다.
R&D 예산은 기존 정부안 대비 6000억원 늘어난다. 증가한 예산은 현장 연구자의 고용불안 해소와 차세대 원천기술 연구 보강, 고성능 연구장비 지원 등의 분야에 투입될 예정이다.
대폭 삭감됐던 새만금 관련 예산도 입주기업의 원활한 경영활동과 민간투자유치 지원 사업을 위해 3000억원 순증하기로 했다.
또 다른 쟁점 예산이었던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은 3000억원을 편성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안에 따르면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은 전액 삭감된 바 있다.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이 이른바 '이재명표 정책 예산'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자 결국 정부·여당이 한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국가 채무와 국채 발행 규모는 정부안보다 늘리지 않기로 했다.
양당이 합의한 예산안은 수정한 예산을 명세서에 반영하는 시트작업(계수조정작업)을 거쳐 21일 10시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이날 본회의에서 여야는 예산안과 함께 세입예산안 부수 법률안도 처리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예산 합의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미 법정시한을 넘긴 데다 민생과 나라 경제를 감안하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양당 간 양보와 타협을 통해 오늘 합의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또 “법정시한(12월 2일)을 지키지 못해 국민께 송구스럽다”면서 “예산안 합의가 내년도 민생경제 마중물이 됐으면 한다. 내년도 예산을 통해 어려운 민생을 돌보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예산안 처리가 지연돼 국민께 송구하다. 하지만 내년도 예산안이 국민 삶과 대한민국 미래에 있어 매우 중요했기에 불가피하게 지연됐다”고 했다. 이어 “야당 입장에서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지만 양당이 최선을 다해 협상을 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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