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살 때는 '엔카' 팔 때는 '헤이딜러'…점유율 상승세 꺾였다”

컨슈머인사이트 '연례 자동차 기획 조사' 중고차 구입 및 처분 만족도
엔카, 구입 점유율 57%로 하락했지만 '압도적' 선두 자리
헤이딜러, 32% 선두 지켰으나 '위태로운' 1위 처분 플랫폼
고객 만족률은 구입·처분 때 모두 3년 연속 'K카' 1위
낙찰 후 가격 흥정' 불만 여전…점유율 큰 폭으로 감소

2023년 중고차 플랫폼별 거래 점유율. 사진=컨슈머인사이트
2023년 중고차 플랫폼별 거래 점유율. 사진=컨슈머인사이트

중고차 플랫폼 1위 엔카(구입 플랫폼)와 헤이딜러(처분 플랫폼)의 점유율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플랫폼에서 중고차를 산 사람 5명 중 3명이 엔카를, 처분한 사람 3명 중 1명이 헤이딜러를 이용해 각각 1위를 지켰지만 작년 점유율에는 못 미쳤다. 만족도에서는 구입·처분 때 모두 K카가 1위를 유지했다.

자동차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 일환으로 플랫폼을 이용해 중고차를 구입 또는 처분한 소비자에게 이용경험과 만족도를 묻고 이를 브랜드별로 비교·발표했다.

엔카, 구입 플랫폼 점유율 60% 아래로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중고차를 구입한 플랫폼은 엔카가 57%로 가장 높았고 그 뒤로K카(20%), KB차차차(12%) 순이었다. 엔카는 작년 점유율보다는 4%p 하락해 3년만에 60% 아래로 내려섰으나 국내 최대 중고차 플랫폼 답게 2위와 압도적인 차이로 1위 자리를 지켰다. 작년 점유율보다는 4%p 하락해 3년만에 60% 아래로 내려섰다. 반면 2위 K카와 3위 KB차차차 점유율은 각각 3%p, 1%p 상승했다.

처분 시장에서는 헤이딜러의 상승세가 큰 폭으로 꺾였다. 32%의 점유율로 2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작년 대비 9%p 하락했다. 엔카는 30% 점유율로 올해 2%p 상승하며 근소한 차이로 헤이딜러를 따라붙었고, 이어 K카(12%), KB차차차(10%)가 뒤를 이었다.

흥정 없는 ‘헤이딜러 제로’ 서비스 체감 효과 적어

헤이딜러는 처분 시장 집중 전략과 과감한 마케팅으로 '21년 점유율 12%에서 작년 41%로 약진했으나 올해는 32%로 크게 뒷걸음쳤다(-9%p). 점유율 외에 인지율('알거나 들어본 적 있다' 응답 비율)과 이용경험률('처분 때 이용해본 적 있다' 응답 비율)도 각각 작년보다 10%p 이상 하락했다. 종합 1위 플랫폼 엔카에 다시 선두를 내줄 위기에 처해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이용자의 만족·불만족 이유를 살펴 보면 플랫폼의 장단점을 알 수 있다”며 “헤이딜러의 점유율 하락은 '브랜드 신뢰도'와 '낙찰 후 가격흥정'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헤이딜러에서 차를 판 고객은 만족 이유로 '브랜드를 신뢰할 수 있어서'가 10%로 전체 평균(20%)의 절반이었고, 불만족 이유로 '낙찰 후 가격 흥정이 많아서'는 평균(21%)의 2배 이상이었다. 낙찰 후 가격 흥정을 없앤 '헤이딜러 제로' 서비스를 '21년 12월에 시작했으나 아직 소비자가 체감할 정도의 효과를 보진 못하고 있다. 엔카는 '매물 수가 많아서'와 '플랫폼 이용이 편리해서'에서 만족도가 높았으나 '허위 매물이 많아서' '시세를 믿을 수 없어서' 불만족했다는 비율도 높았다.

이용자 만족률(%, 10점 척도 중 8~10점)은 K카가 3년 연속으로 구입 때(58%), 처분 때(51%) 모두 제일 높았다. 직영 위주의 플랫폼 특성 상 '허위 매물이 적어서', '거래가 쉽게 성사돼서'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브랜드 신뢰성도 앞섰다. 각 분야 1위 플랫폼의 점유율이 모두 하락하는 가운데 K카의 점유율이 상승하는 원동력이다.

컨슈머인사이트는 “2024년에는 중고차 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지난 10월과 11월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인증중고차 서비스를 개시하고 사업을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기존 플랫폼과 제작사 플랫폼은 소비자가 기대하는 것이 다르고, 제공해 줄 수 있는 것도 다르다. 소비자 선택의 폭도 늘고 만족도도 향상되는 서비스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컨슈머인사이트는 지난 2001년부터 매년 7월 10만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를 실시한다. 이번 23회차 조사는 구입 소비자 1130명, 처분 소비자 171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