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원광대, 3D프린팅 이용해 기공 있는 인공 소구경 혈관 제작

포스텍(POSTECH)은 장진아 기계공학과·IT융합공학과·생명과학과·융합대학원 교수와 남효영 IT융합공학과 연구교수가 이승재 원광대 기계공학부 교수, 기계공학과 정훈진 박사와 공동으로 최첨단 드래깅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기공(구멍)이 있는 인공 소구경 혈관(SDV)를 만들고, 이를 통해 내피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SDV에 대한 높은 임상적 수요로 인해 상용화 제품이 많이 개발된 상태다. 그러나 기존 SDV는 대부분 내피가 없어 혈전(혈관내에서 혈액이 응고해 생기는 덩어리)을 유발하는 한계가 있다. 균일한 내피층을 가지면서 충분한 기계적 성질까지 갖춘 인공 SDV를 제작하기는 매우 어려웠다.

장진아 포스텍 교수(왼쪽)와 이승재 원광대 교수
장진아 포스텍 교수(왼쪽)와 이승재 원광대 교수

연구팀은 추가 재료나 장치 없이 기공이 있는 구조체를 제작하면서 기공 크기까지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는 드래깅 3D 프린팅 기술(Dragging Technique)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해 다공성·다층 구조를 갖는 인공 SDV를 제작하고, 인간 탯줄 정맥 내피 세포(HUVECs)와 인간 대동맥 평활근세포(HAoSMCs)를 천연 고분자 바이오잉크(bio-ink)와 혼합해 내부에 주입했다. 그 결과 HUVECs은 기공을 통해 인공 SDV의 가장 안쪽 층으로 이동해 내피를 형성했으며, 이러한 결과는 기공 크기에 따라 달라졌다.

연구팀은 인공 SDV 내피 표면의 최대 97.68±0.4%까지 덮는 데 성공했다. 또, 해당 내피가 혈소판 유착을 방지하는 것까지 확인했다. 추가 공정 없이 기공만으로 스스로 내피를 형성할 수 있는 인공 SDV를 개발한 것이다.

장진아 교수는 “첨단 드래깅 3D 프린팅 기술과 HUVECs이 가진 특성을 이용해 자발적인 세포 조립을 유도하는 SDV를 제작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안정성과 기계적 특성이 보장돼 이식에도 적합할 뿐 아니라 향후 가지(branch)나 곡선(curve) 등 복잡한 모양의 혈관 구조체에서도 내피를 형성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보건복지부의 범부처 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 산업통상자원부 및 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사업 지원으로 진행됐다. 연구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바이오액티브 머티리얼즈(Bioactive Materials)'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