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집트가 제안한 종전안에 대해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협상에 진통이 예상된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 관리를 인용해 이스라엘 전쟁 내각이 협상 중재국인 이집트가 제안한 3단계 가자지구 전쟁 종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제안을 완전히 거부하지는 않았지만, 적극 수용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집트 중재안은 단계적으로 가자지구에서 적대 행위를 끝내고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석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다음 단계로 가자지구와 점령된 요르단강 서안을 관리할 전문가들로 구성된 팔레스타인 내각을 구성하고, 이후 완전하고 포괄적인 휴전이 이뤄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집트는 이번 중재안을 카타르와 협의해 정했으며, 이를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제시하고 미국, 유럽 정부들에도 전달했다.
이스라엘 전시 내각은 중재안을 전달받은 당일 오후 늦게 이와 관련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내각에 참여한 제2 야당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는 “진전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며 “이집트 중재안을 포함해 여러 제안들이 난부하는 상황에서 어떤 것이 유의미한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 북부를 찾아 중재안 승인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고, 전쟁은 끝까지 계속된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측도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 고위 관리 이자트 리쉬크는 성명을 통해 “공격을 완전히 종식하지 않으면 협상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짧은 기간 동안의 일시적이거나 부분적인 협상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P통신은 이집트의 종전안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기존 입장과 어긋나기 때문에 극렬한 반대에 부딪힐 것이라고 봤다.
이스라엘로서는 종전안을 받아들이는 경우 하마스 소탕이라는 전쟁 선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데다, 과도 정부에 하마스가 포함되는 제안이 기존 이스라엘의 의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하마스는 이집트 안에 대해 공식적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으나, 마무드 아바스 PA 수반의 파타를 축출하고 지난 16년간 가자지구를 통치해온 하마스가 정권을 포기할 가능성도 작아 보인다는 설명이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이집트 중재안에 대한 언급을 거절했으나, 조 바이든 미 행정부 한 당국자는 WSJ에 많은 방안이 회람되고 있어 어느 한 가지에 초점을 맞추지는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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