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챗GPT로 촉발된 생성형 AI 전쟁, 빅테크 기술경쟁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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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를 출시한지 만 1년이 지났다. 개발사 오픈AI는 전 세계적으로 20억명에 가까운 이용자를 확보하며 생성형 인공지능(AI) 선도기업으로 성장했다. 오픈AI와 동맹관계인 마이크로소프트는(MS)는 검색 서비스 빙(Bing)에 챗GPT를 접목해 AI 검색 서비스를 선보였다. 글로벌 검색 지존 구글 역시 이에 질세라 챗봇 바드(bard)를 출시한데 이어, 차세대 거대언어모델(LLM) 제미나이를 공개해 저력을 과시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도 라마2를 공개하고, 인스타그램에서 구동하는 챗봇 '메타 AI'를 선보이며 가세했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의 xAI, 애플 등도 속속 AI 기술 전쟁에 참전하고 있다.

오픈AI 챗GPT 이미지. [자료:연합뉴스]
오픈AI 챗GPT 이미지. [자료:연합뉴스]

◇오픈AI·MS, GPT-4·GPT-4 터보 등 차세대 모델과 서비스로 기술 선도

지난 2022년 말 인간처럼 대화하는 생성형 AI 챗GPT(GPT-3.5)로 세상의 주목을 받은 오픈AI는 쉴틈없이 더욱 고도화된 후속 모델을 선보이며 글로벌 생성형 AI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오픈AI는 챗GPT의 기반 모델인 GPT-3.5에 이어 지난해 3월 GPT-4 버전을 공개했다. GPT-4는 문자 뿐만 아니라 이미지까지 이해할 수 있는 모델이다. 이전 버전보다 더 큰 규모의 텍스트 용량까지 처리할 수 있다. GPT-4는 이전 버전보다 정확한 정보를 생성할 가능성이 40% 더 높다. GPT-4가 더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창의적인 답변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오픈AI는 8월 기업용 챗GPT를 출시하며 수익화에 나섰고, 10월 엔터프라이즈 고객을 대상으로 이미지 생성형 AI '달리3'을 챗GPT에 통합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같은해 4월까지의 최신 정보를 학습한 신모델 GPT-4 터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오픈AI는 MS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더 빠르게 성장했다. MS는 생성형 AI의 가능성을 일찍 알아보고 오픈 AI에 10억달러를 투자한데 이어 총 13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MS는 이같은 투자와 함께 챗GPT를 접목한 검색 서비스 빙을 선보이며 AI 검색 시장을 개화시켰다. 기존 웹 검색 대체가 아닌, 더 깊고 풍부한 웹 탐색 옵션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GPT-4를 활용해 가능한 모든 의도를 찾고, 각각에 대한 포괄적인 설명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MS는 AI 기반 오피스 도우미인 '코파일럿'(Copilot)을 출시하고 이후 기업 생산성 향상 프로그램 MS 코파일럿 서비스도 시장에 내놨다. 최근에는 GPT-4 터보 기능을 활용해 계산·코딩·데이터 분석·시각화·수학 등과 같은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도 개발하고 있다.

구글 제미나이 멀티모달 이미지. [자료:구글]
구글 제미나이 멀티모달 이미지. [자료:구글]

◇구글, 팜2 이어 차세대 모델 '제미나이'로 맹추격

구글이 지난달 차세대 대규모 AI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공개하면서 생성형 AI 기술 경쟁이 더욱 가열양상이다. 구글은 오픈AI에 빼앗긴 원조 AI 기업의 자리를 되찾겠다는 각오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구글은 약 8년 전부터 AI를 강조해왔지만, 지난 2022년 말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하면서 주도권을 빼앗겼다.

구글은 지난해 3월 생성형 AI 챗봇 바드를 출시하고, 팜2'(PaLM2) 등 신형 LLM을 내놓으며 반격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구글은 세간에 오픈AI보다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았고, 칼을 갈아 반격의 카드로 꺼낸 것이 제미나이다.

구글의 제미나이는 팀 구글의 협업 결과로 처음부터 멀티모달(MultiModal·복합정보처리)로 설계됐다.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동영상, 코드 등 다양한 유형의 정보를 원활하게 모바일 기기부터 전문적인 데이터센터까지 모든 환경에서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그동안 생성형 AI 모델들이 취약했던 수학적 추론도 제미나이는 수행할 수 있다. 매개변수(파라미터) 크기에 따라 총 3개 모델(울트라·프로·나노)로 나뉜다. 범용 버전인 프로는 구글의 챗봇 서비스인 바드에 이미 적용됐다. 한국을 포함한 170개 이상의 국가·지역에서 영어로 이용할 수 있다. 가장 성능이 좋은 울트라는 새해 초 출시 예정이다.

구글은 제미나이 출시와 함께 오픈AI의 GPT-4보다 MMLU(대규모 다중 작업 언어 이해)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테스트가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고 제미나이에 유리하게 설계됐다는 등 지적이 일며 양사간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제미나이가 GPT-4보다 더 높은 벤치마크 테스트 성적을 받았다는 발표에 MS는 반발했다. GPT-4에 고도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거쳐 제미나이 성능을 뛰어넘는 성적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메타 이미지. [자료:메타]
메타 이미지. [자료:메타]

◇ 50개 이상 AI 기업과 연합군 꾸린 메타, xAI도 합류

메타는 IBM을 비롯해 50개 이상 AI 관련 기업과 합종연횡을 맺었다. 메타는 오픈AI와 MS, 구글 등과 달리 지난해 7월 자체 LLM인 '라마(Llama)2'를 공개하면서 관련 기술을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모두 공개한 바 있다.

메타는 이어 개방형 AI 모델을 추진하는 AI 기업과 연구기관 등 50개 사와 손을 잡았다. 메타가 주축이 되는 'AI 동맹'에는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을 비롯해 AMD, 오라클 등 기업과 스타트업 사일로 AI, 스태빌리티 AI 등이 합류했다. 또 예일대, 코넬대 등 학계는 물론, 미국 항공우주국(NASA), 국립과학재단(NSF) 등 미국 정부 기관도 참여했다.

이 동맹은 AI 분야의 '개방형 혁신과 개방형 과학'을 지지하는 자원을 모으고 있으며, 빅테크와 학계 등이 기술을 무료로 공유하는 오픈 소스를 지원한다. IBM과 메타는 안전, 협업, 다양성, 경제적 기회 및 보편적 이익에 대한 약속을 강조했다.

일론 머스크의 AI 기업 xAI도 소셜미디어 X 프리미엄 플러스 가입자를 대상으로 챗봇 '그록'을 출시하며 AI 기술 경쟁에 뛰어 들었다. 일론 머스크는 그록이 반항적이며 유머가 섞인 대답을 내놓는다는 것을 가장 큰 특징으로 꼽았다. 또 X의 데이터에 실시간으로 접속, 최신 답변을 내놓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록은 사람처럼 1인칭 구어체를 사용하거나 관용어구, 감탄사 등을 자주 섞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GPT-4나 제미나이와 다르게 멀티모달 기능을 갖추지는 못했다.

해외 빅테크 생성형 AI 기술. [자료:각 사]
해외 빅테크 생성형 AI 기술. [자료:각 사]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