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고속도로 교량에서 추락한 픽업트럭 운전사가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6일 간 트럭 안에 방치됐으나 타 지역보다 따뜻한 날씨 덕분에 빗물을 받아 마시며 버틴 것으로 알려졌다.
27일(현지시간) CBS 뉴스 시카고에 따르면, 미국 인디애나 주 북서부 포티지 카운티에서 시카고 방향으로 가는 고속도로 교량 아래에서 20대 남성 매슈 리움이 구조됐다.
911 보고서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일 닷지 램 픽업트럭을 몰고 고속도로를 지나던 중 차량이 미끄러져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교량 아래로 떨어졌다.
그는 사고 후 의식이 있었지만 찌그러진 차량 안에 꽉 끼어 옴짝달싹할 수 없었고 휴대폰에도 손이 닿지 않아 신고를 할 수 없었다. 하필이면 크리스마스 연휴가 끼인 탓에 이 지역을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어 도움의 손길도 받을 수 없었다.
먹을 것과 마실 것도 없는 상태로 그는 빗물을 받아 마시며 간신히 목숨을 유지했다.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로 눈 대신 비가 내려 살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6일 만에 근처를 지나가던 행인이 사고 차량을 발견하면서 기적적으로 구조될 수 있었다.
신고자는 인근 솔트 크릭을 따라 낚시터로 향하던 낚시꾼 2명이었다. 두 사람은 교량 아래에 무언가 반짝이는 것을 보고, 가까이 다가갔다가 망가진 트럭 안에 죽은 것처럼 보이는 남성을 발견했다.
신고자 중 한명인 마리오 가르시아는 “처음에 남자는 어깨밖에 보이지 않았다”며 “죽은지 알고 어깨를 흔들자 그가 깨어났고, 고개를 돌려 살려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즉각 911에 신고했고, 인근 2개 지역의 소방대 구조요원들이 현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리움이 심하게 찌그러진 차 안에 끼어 있었기 때문에 구조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구조된 리움은 헬기에 실려 인근 사우스 벤드 병원으로 보내졌다. 몸 곳곳에 골절상을 입고 트럭 안에 끼어있던 왼쪽 다리는 정강이 아래를 절단해야 했지만 다행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구조 현장에 파견된 한 경찰관은 “교량 위에서 사고 차량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그가 살아남은 것이 기적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한 의지가 그를 살렸다. 특히 이 지역에 비가 계속 내려 차 안으로 흘러드는 빗물로 수분 섭취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주요”이라고 전했다.
리움은 “사고 후 차창 밖을 향해 '살려달라'고 소리쳤으나 아무 반응도 돌아오지 않았다. '살 수 있다'는 희망은 점점 희미해졌다”며 “신고해준 분들께 감사를 전한다. 힘든 일이 있어도 때로는 예상 밖의 방법으로 터널 끝, 빛에 도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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