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의 유명 휴양지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한 바가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일간지 엘티엠포와에 따르면 콜롬비아 북부 카리브해의 바닷가 휴양 도시 카르타헤나에서 최근 외국 관광객을 상대로 지나친 요금을 청구하거나 몰래 거액을 결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 캐나다 관광객은 마차로 관광지 곳곳을 돌아보는 체험을 하고 10만 콜롬비아 페소(약 3만3000원)를 신용카드로 계산했는데, 나중에 1800만 콜롬비아 페소(약 600만원)가 결제된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마부는 “카드 단말기에서 거래가 승인되지 않는다”며 관광객의 신용카드 4개로 몇 차례 결제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캐나다 관광객은 “마부는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하다고 변명했다”면서 “나중에 결제가 되자 '카르타헤나에 온 걸 환영한다'고 인사하며 카드를 돌려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엘티엠포는 이를 두고 카르타헤나 지역에서 알려진 사기 범죄 행각 중 한 번에 가장 큰 규모의 피해를 본 '추악한 사례'라고 보도했다.
한편, 아르헨티나에서 온 두 명의 관광객이 레모네이드 2잔을 마시고 700만 페소(약 230만원)를 지불했다. 이들은 판매자의 단말기 금액 조작 사기에 당한 경우로 확인됐다.
또다른 독일 관광객 두 명은 인근 바루 지역의 플라야 블랑카를 찾았다가 채소를 곁들인 쌀 요리와 주스 두 잔 값으로 200만 페소(약 67만원)를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메뉴판을 보여주지 않은 채 음식을 내 온 뒤 터무니없는 가격을 요구하는 식당 주인에게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아나 마리아 곤살레스 전 카르타헤나 내무장관은 ”강력한 단속과 함께 정부 차원에서 관광업등록허가증 발급 요건 등을 강화해야 한다“며 ”임의 카드 단말기 조작에 대한 강한 처벌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콜롬비아 한국대사관도 최근 제작한 해외안전여행 가이드북에서 다양한 사건·사고 유형을 소개하며 ”경기 침체 악화로 인한 생계형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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