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에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시설을 공격해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레바논·팔레스타인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사망자 중에는 하마스 정치국 2인자이자 하마스 전체 서열 3위로 평가받는 살레흐 알-아루리 부국장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알-아루리 부국장은 하마스 내 무장조직인 알카삼 여단을 창립하고,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 공격 기습을 설계한 주요 인물 중 하나다.
이날 공격은 오후 6시께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에서 발생했다. 이스라엘군 소속으로 추정되는 무인기(드론)가 하마스 사무실을 타격하면서 7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을 입었다.
이에 하마스 정치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야는 TV 연설을 통해 통해 알-아루리 부국장 사망이 이스라엘 측 공격에 의한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이번 표적 살해가 하마스의 '힘과 강인함, 확고한 결의'를 강화할 것”이라고 보복 의지를 밝혔다.
공격이 발생한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성명을 통해 “레바논과 레바논 국민, 안보, 주권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비난하면서 “이번 '살육'은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저항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 뿐”이라고 경고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공격이 자국군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하는 한편 하마스만을 노린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TOI)은 전했다.
마크 레제프 네타냐후 외신 대변인은 MSNBC 인터뷰에서 말을 더듬으며 “이번 공습은 하마스 관리들만을 겨냥한 것이다. 레바논에 헤즈볼라 목표물들이 많긴 하지만, 누가 그랬든 간에 레바논 국가에 대한 공격은 아니다.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중동연구소의 폴 살렘 소장은 이번 공격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긴장감이 높아지기는 하겠지만, 헤즈볼라의 전면적인 개입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위험과 긴장을 몇 단계 높이는 것은 확실하지만, 헤즈볼라가 여전히 전면적인 규모나 대규모로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공격 타겟이 헤즈볼라 지도자가 아닌 팔레스타인 지도자에 대한 공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누군가를 살해하기 위해 그들을 전쟁에 데려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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