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이 부재 중인 한국벤처투자가 소폭의 본부장급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변화 폭은 크지 않지만 초창기 모태펀드 업무를 맡았던 인사가 펀드 운용 일선으로 복귀해 눈길을 끈다.
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는 6본부·1실·16팀·5사무소·1연구소·1태스크포스(TF)에서 6본부·2실·16팀·5사무소로 조직을 개편했다. 민간모펀드 TF가 해체됐고, 대표 직속 조직이던 벤처금융연구소가 펀드운용1본부 산하 조사분석팀으로 전환됐다.
주목되는 것은 윤효환 펀드운용1본부장 선임이다. 윤 본부장은 2005년 한국벤처투자 설립 당시부터 참여하며 경영혁신팀장, 투자운용본부장, 글로벌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말까지는 지역사무소장을 맡다가 펀드운용 본부장으로 돌아온 이례적 인사다. 펀드운용1본부장은 중소벤처기업부 소관 1차 정시 출자사업을 담당한다.
윤 본부장의 펀드운용1본부장 복귀는 한국벤처투자 핵심인 모태펀드 출자 사업 수행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2022년 9월 유웅환 한국벤처투자 전 대표가 취임한 후 벤처캐피털(VC) 업계는 한국벤처투자와 소통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유 전 대표가 의욕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중기부와 갈등을 빚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과정에서 오랜 기간 한국벤처투자에 종사하면서 모태펀드 역할을 가장 잘 아는 윤 본부장이 업계와 소통하면서 민간 투자 마중물 역할을 맡게 됐다는 해석이다.
다만 예상치 못한 인사인 만큼 외부 입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는 것은 숙제다. 앞서 한국벤처투자는 영화계에 주로 종사하며 벤처투자 경력이 거의 없는 신상한 부대표를 임명하며 '낙하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ESG경영팀은 전략기획팀으로 흡수·통합됐다. ESG경영팀은 유 전 대표가 내세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내세우며 신설한 조직이다. 우리 벤처투자업계의 글로벌 진출을 강조하며 ESG 평가모델 도입, 비재무적 성과 측정 등의 목표를 제시했지만, 이번 조직개편으로 로드맵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한편 조직개편으로 지역균형발전실이 신설됐다. 지역엔젤투자 재간접펀드 등 지역 벤처생태계 활성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