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핫이슈]새해 막 오른 '달 탐사 전쟁'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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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강국' 타이틀을 향한 총성 없는 전쟁의 막이 올랐다. 갑진년 올해는 각국의 달 탐사 프로젝트가 일제히 추진된다. 20세기 한 차례 있었던 달 탐사 경쟁이 기술력을 두고 벌어진 대결이었다면 이번 대결은 '하늘에 떠 있는 광산'이라고도 불리는 달 자원 선점 차원의 실익을 건 대결이다.

2020년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가동에 들어간 미국은 올해 프로젝트 2단계를 가동한다.

그리스 신화 속 달의 여신 이름을 본딴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1972년 아폴로 17호를 끝으로 잠정 중단된 이후 50여년만에 재개되는 유인 달 탐사 임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앞서 2022년 11월 무인 달 궤도 비행을 위해 아르테미스 1호 임무를 수행, 당시 유인 우주선 내 각종 센서를 탑재한 마네킹을 싣고 앞으로의 유인 탐사 간 안전성과 기능 검증을 마친 바 있다.

이어 오는 11월에는 아르테미스 2호 임무로 유인 달 궤도 비행에 본격 착수한다. NASA는 4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운 우주선 오리온을 달 궤도로 보낼 예정으로 달 궤도를 돌면서 안전한 착륙을 위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우주선 내부 생명 유지시스템 등 기술을 검증하고 지구로 귀환하는 것이 목표다. 검증이 완료되면 NASA는 내년 본격적인 유인 달 착륙을 위한 아르테미스 3호 임무도 시작한다.

미국 내 민간기업도 우주 강국 타이틀에 힘을 보탠다. 올해 스페이스X는 지난해 자체 개발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의 두 차례 시험 비행 실패 경험을 딛고 안정성 확보 등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스타십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진행 간 우주비행사를 태운 오리온의 달 착륙을 위한 우주선이다. 1단과 2단을 총 길이만 120m에 달하며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보다 큰 큐모를 자랑한다. 거대한 크기에 비례해 엔진 추력은 7500톤에 달하며 재사용 로켓 기술까지 적용되는 우주 발사체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다.

아시아 우주 선진국으로 꼽히는 일본과 중국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먼저 일본은 오는 20일 자국의 첫 달 탐사선 '슬림'의 첫 달 착륙 시도에 나선다. 슬림은 지난해 9월 발사 이후 현재 달 궤도에 진입한 상태로 20일 자정께 달 착륙 과정에 착수한다.

슬림은 착륙 지점 오차 약 100m를 목표로 할 만큼 매우 정밀한 달 착륙선이다. 달 탐사선의 경우 기술적 어려움으로 착륙 지점 범위가 통상 수㎞ 내외로 정해지지만,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슬림의 별명인 '달 저격수'처럼 이를 극복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첫 착륙 시도에 실패할 경우 내달 16일 착륙 2차 시도에 나설 계획이다.

일본은 슬림의 달 착륙이 성공하면 과거 NASA의 아폴로 11호 착륙지였던 달 분화구 시올리 인근을 탐사할 예정이다.

중국은 미국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맞서는 자국 달 탐사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한다.

오는 5월 창어 6호를 통한 달 착륙을 계획 중으로 중국은 달 착륙에 성공할 시 달 뒷면에서 암석 등 샘플을 수집해 지구로 가져오게 된다. 그동안에도 달 표면 샘플 채취는 전 세계적으로 달 앞면에서만 수차례 이뤄졌을 뿐 달 뒷면 샘플 채취는 최초 도전이다.

이들 국가가 본격적인 달 탐사에 나서는 것은 달의 무한한 가능성 때문이다.

달에는 희토류를 비롯해 강력한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헬륨-3와 같은 희소 자원이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다. 지구에서 한정적인 전략자원을 달 탐사 선점을 통해 확보할 가능성이 충분해 각국의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심우주 탐사 전초기지 역할로도 주목받는다. 화성 등 심우주 탐사를 위해 지구 대비 중력이 약한 달은 적은 연료만으로도 우주선을 쏠 수 있는 최적의 발사지가 될 수 있다. 이처럼 달의 무한한 가능성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본격화됨에 따라 근 미래 달의 모습이 어떻게 바뀔지 과학계도 주목하고 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