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오는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 키워드는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거래와 비만치료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비롯해 기술수출이 기대되는 곳들을 주목해야 한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올해로 42회째로, 매년 50여개국 1500여개 제약바이오 기업과 벤처캐피털(VC), 헤지펀드 등 투자자들이 참여해 연구개발(R&D), 투자 유치, 파트너십을 논의한다.
올해 주요 키워드는 ADC(항체-약물 접합)가 첫 손에 꼽힌다. ADC는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선별하는 항체에 항암 치료 약물을 결합해 암세포를 치료하는 기술이다. 치료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어 차세대 항암 약물로 떠오르고 있다.
약 10여개 품목의 ADC가 미국 식품의약청(FDA) 승인을 받았다. 기존 승인 의약품들의 적응증 확대와 신규 의약품 출시로 글로벌 ADC 치료제 시장은 고성장세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은 2026년까지 연평균 22% 성장해 17조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를 앞으로 확대할 사업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낙점하고 올해 말 제조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4월 삼성물산과 조성한 '삼성 라이프사이언스펀드'로 스위스 ADC개발 기업인 아라리스에 지분투자 하기도 했다.
셀트리온도 ADC를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선정하고, 지난해 미래에셋그룹과 영국 ADC 개발 전문기업 익수다테라퓨틱스에 4700만달러(약 620억원)를 투자했다. 항암 바이오시밀러와 ADC 기술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비만 치료제 시장에 대한 관심도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위고비', '마운자로' 등 비만 신약 수요가 급증한만큼 비만 치료제 시장은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비만 치료제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약물이 주로 쓰인다. GLP-1 계열은 음식을 먹거나 혈당이 올라가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한다. 뇌의 포만중추를 자극해 글루카곤 분비를 줄이고, 혈당 수치를 낮춰 간에서 당 분비를 감소시키는 효능이 입증되면서 당뇨병 치료에 사용했다. 그러다 체중 감량 효과가 임상에서 입증되면서 비만 치료제로 각광받았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GLP-1 작용 치료제 개발에 한창이다. 이번 행사에서 열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GLP-1 계열이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에도 획기적인 약물로 지목되면서 더욱 관심이 쏠린다.
허혜민 키움증권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는 “통상 콘퍼런스 개최 전인 12월~1월 활발한 기술 거래가 이뤄진다”면서 “현재 트렌드인 ADC와 비만 시장, 신규 모달리티와 뇌질환 분야, AI 신약개발 관련 추가 거래 소식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개최되는 기간 동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바이오텍 쇼케이스 2024'도 열린다. 이 행사는 바이오제약 산업 이벤트 선두 업체인 데미 콜튼과 세계적인 바이오 파트너링 포럼을 개최하는 EBD그룹이 매년 진행하는 투자자 콘퍼런스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