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 침체, 해외서 타개책 찾는다...4년 연속 수주액 300억弗 돌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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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관련업계가 해외 건설 수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해외 건설 수주액은 4년 연속 300억 달러를 웃돌았다. 북미와 중동에서 수주가 늘어난 성과다.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는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333억1000달러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해외건설 기업 321개사가 95개국에서 606건의 사업을 수주한 결과다.

작년 한 해 세계적 경기 둔화, 이스라엘-하마스 무장충돌 등 지정학적 악재 속에서도 정상 외교, 민·관 협력 강화 등 노력이 성과로 이어졌다는게 정부 측 설명이다. 해외건설 수주액은 2022년 310억 달러에 이어 2023년에는 333억 달러로 2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중동과 북미·태평양, 아시아에서 실적을 이끌었다. 중동 지역의 경우 수주액 114억 달러로 전체 수주액의 34.3% 비중을 차지한다. 이어 북미·태평양(103억달러), 아시아(68억달러, 20.4%) 순이다.

지역별 수주현황 - 지역별 건설 수주현황.(자료=국토교통부)
지역별 수주현황 - 지역별 건설 수주현황.(자료=국토교통부)

중동지역 수주액은 전년 대비 24억1000만달러가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간 셔틀 정상외교를 통해 공을 들였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미랄 석유화학플랜트(50억8000만달러), 자푸라 가스플랜트(23억7000만달러) 등 메가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한 것이 실적을 견인했다.

세계 건설시장은 프로젝트가 대형화되고 국가 대항전 성격이 강화되고 있어 앞으로도 최고위급 외교를 포함한 민관협동 플랫폼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100억 달러로 가장 규모가 컸으며 사우디아라비아(95억달러), 대만(15억달러)이 뒤를 이었다. 미국 수주액은 지난 1964년 이래 최초로 국가별 기준 1위국을 차지했다. 미국 수주액은 지난 2020년 2억9000만달러에서 작년 기준 3341% 증가한 99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적인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국내 제조업체(반도체·자동차·배터리 등)의 미국 내 생산공장 건설 증가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영향은 건축 공종의 비중 확대로 이어졌다.

그동안 미국 등 선진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아 건설사 진출이 저조했다. 올해 수주 확대로 현지 노하우와 실적을 축적할 수 있게됐다.

공종별로는 산업설비(158억달러), 건축(121억달러), 토목(19달러) 순이며 사업유형별로는 도급사업은 318억달러, 투자개발사업은 전년(10.2억달러)보다 소폭 증가한 14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1단계 PIS펀드(플랜트·인프라·스마트시티펀드)가 투자한 미국 텍사스 콘초 태양광 사업의 시공 수주도 주목할 만한 성과다. 정부가 우리 기업의 투자개발사업 참여 지원을 위해 조성한 정책펀드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향후 수주 지원효과 확대가 기대된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도 불구하고 정상 순방외교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세계 각 국에서 분투해 준 우리 해외건설 기업인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해외건설수주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었다”면서 “해외건설 진흥은 우리 건설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가경제를 견인할 정부의 핵심과제인 만큼 올해도 지역별·프로젝트별 맞춤형 수주전략을 수립해 우리 기업들의 수주목표 달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