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4인방 한자리에 모였다…'신당 연대' 주목

제3지대 4인방(이낙연·이준석·양향자·금태섭)이 총선 90여일을 앞두고 한자리에 모였다. 신당 수장격인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대 양당 구도 타파를 내세운 이들의 새로운 세력화가 '빅텐트' 구성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부터)와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새로운선택 금태섭 공동대표,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양 대표의 출판기념회에 나란히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부터)와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새로운선택 금태섭 공동대표,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양 대표의 출판기념회에 나란히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준비위원장,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의 출판 기념회에서 서로 간의 연대 가능성에 긍정적인 인식을 공유했다.

현재 한국의희망과 새로운선택은 창당을 완료했고, 이준석 전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가칭)은 이달 중 창당 작업을 마친다. 이낙연 전 대표는 11일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다. 이들은 모두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양당 위주 구도를 타파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양 대표는 이날 환영사에서 “여기 모인 우리는 모두 정치혁신의 동지”라면서 “다른 곳에서 출발했지만 같은 곳으로 가려는 동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준석 전 대표의 개혁신당이 꿈꾸는 나라도, 금 대표의 새로운선택이 바라는 목표도,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이 이루려는 미래도, 누구도 함부로 흔들 수 없는 패권국가 대한민국”이라며 “그 방법은 단언컨대 과학기술과 첨단산업이며 거부할 수 없는 미래이자 양보할 수 없는 내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제일 먼저 축사를 한 이낙연 전 대표는 자신을 '마중물을 부르기 위한 허드렛물'로 비유하며 “우리는 양당의 철옹성 같은 기득권 구조를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주저앉겠다는 절박한 위기감을 갖고 이 자리에 모였다”며 “새 구도를 만드는 데에도 양향자의 도전의식이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기자들과도 만나서는 “협력 방식이 무엇이느냐는 것은 앞으로 드러나겠지만 협력해야 하다는 원칙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준석 대표는 축사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언급하며 “모든 사람의 목소리를 이끌어 주는 분들의 목소리까지 (연대에) 포함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양 대표와의 연대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 대표는 “개혁신당이 언젠가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입장을 밝힐 날이 있을 건데 기대하지 말라”며 “양향자 대표의 모든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혁신당과 한국의희망은 이미 같은 꿈을 꿀 수 있는 동지의 자격을 넘어섰다고 확언하겠다”고 말했다.

금태섭 공동대표는 “이 자리에 온 것은 단순히 책 출간을 축하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서로 돕고 때로는 경쟁하고 의견이 다를 때는 치열하게 토론과 논쟁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겠다는 뜻”이라고 의미부여했다.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 출판기념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 출판기념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이낙연과 이준석 전 대표는 같은 시간 근처에서 열린 조응천 민주당 의원 북콘서트에도 이어 참석했다. 조 의원이 포함된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상식'은 10일 민주당을 탈당할 가능성이 높다. 이후 제3지대와 연대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정치권에서 제3지대의 파급력은 '낙준연대(이낙연 전 대표와 이준석 위원장의 연대)'에 달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금단계에서는 모두 연대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고 있지만, 그간 이들이 추구해온 정치적 가치관이 달랐던 만큼 빅텐트를 얼마나 유지할 지는 미지수다.

앞서 양측은 연대 방법을 두고도 이견을 보인 바 있다. 이준석 전 대표가 '느슨한 연대'를 제시했으나 이낙연 전 대표가 “그런 논의를 먼저 꺼낼 단계는 아니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