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가 해외직구를 넘어 국내 오픈마켓까지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LG생활건강, 쿠쿠 등 주요 라이프스타일 기업을 입점시킨 데 이어 국내에서 생산한 음료 제품도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 e커머스 중심으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코카콜라음료는 최근 알리익스프레스 국내 브랜드 전문관 'K-베뉴'에 입점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에서 공산품이 아닌 식·음료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카콜라음료는 국내 코카콜라 제품을 독점 생산·판매하는 LG생활건강 계열사다. K-베뉴에서도 해외 수입 상품이 아닌 국내 생산 상품을 판매한다.
쿠쿠, 쌍용씨앤비(C&B), 딜리코 커피도 K-베뉴 입점 대열에 합류했다. 입점 브랜드는 기존 LG생활건강·애경산업·한국P&G·로보락 등을 포함해 13개로 늘어났다. 생활용품·생활가전 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대부분이다.
K-베뉴는 지난해 10월 오픈한 국내 브랜드 상품 전문관이다. 해외직구 형태인 다른 상품과 달리 한국 브랜드가 입점해 판매하는 오픈마켓 형태로 운영된다. 국내에서 상품을 발송하는 만큼 배송 기간도 최대 3일로 직구 상품보다 짧다.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기존 직구 상품에 제공하던 무료배송·무료반품 서비스를 똑같이 보장한다. 시즌 정기 세일, '꽁돈 대첩' 등 알리익스프레스 대규모 프로모션에도 참여한다. 직매입 기반의 국내 e커머스 업체와 비교해도 대등하거나 오히려 나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e커머스 시장 진출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본다. 알리익스프레스 입장에서 객단가가 낮고 비용이 크게 발생하는 크로스보더(직구·역직구) 사업만으로는 한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국내 발송 상품을 대거 확보해 쿠팡·네이버·11번가 등 국내 e커머스 업계와 본격적인 경쟁을 펼치겠다는 의도다.
올해 물류센터 건립을 통한 직매입 진출도 예고한 상태다. 레이장 알리익스프레스 대표는 지난 4일 간담회에서 “사업이 성장함에 따라 기존 배송보다 더 빠른 익일 배송을 제공하기 위해 한국 내 창고를 설립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같은 추세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알리익스프레스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713만명으로 2위 11번가와 격차를 50만명대까지 좁혔다. 납품 업체 입장에서는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채널로 선택할 여지가 충분하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가 동계 청소년 올림픽 후원사로 참여하는 등 이미지 개선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라며 “물류센터 등 주요 거점을 설치해 사업 형태를 다변화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