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대원 시신 차로 밟고 가”…이스라엘군 “아군 구출하다 본의 아니게”

이스라엘군 군용 차량이 하마스 대원으로 추측되는 남성의 시신을 밟고 지나가는 영상이 온라인에 퍼져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엑스(@mart57340) 캡처
이스라엘군 군용 차량이 하마스 대원으로 추측되는 남성의 시신을 밟고 지나가는 영상이 온라인에 퍼져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엑스(@mart57340) 캡처

이스라엘군 군용 차량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대원으로 추정되는 남성 위로 지나는 영상이 온라인에 확산되고 있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이 이미 목숨이 끊어졌다고 하더라도 지나치게 잔혹하다고 비판하자 이스라엘군은 “아군 병력을 구출하기 위해 출동하다 본의 아니게 지나가게 됐다”고 해명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는 요르단강 서안 툴카렘의 한 도로 근처 폐쇄회로(CC)TV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이다.

영상에는 하마스 대원으로 추측되는 남성들이 총에 맞고 도로위에 쓰러지는 모습이 담겼다. 뒤이어 이스라엘 군용 차량이 화면에 등장하더니 잠시 멈췄다가 그대로 남성들을 밟고 지나간다. 다른 각도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차량 한 대가 더 등장하는데, 이 차량은 시신 위를 몇 차례 왔다갔다한다.

이 영상은 이스라엘 국경 경비대가 수배 중인 무장 괴한을 체포하기 위해 툴카렘을 급습했다는 발표가 있은 후 공개됐다. 당국은 이날 급습으로 팔레스타인 무장 괴한 3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온라인에 공개된 영상 속 쓰러진 남성도 총 3명이다.

팔레스타인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해당 사건이 “혐오와 극단주의 문화를 반영한다”고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이스라엘 국경 경비대는 영상 속 차량이 자국군임을 인정하면서도 “영상에 나오는 작전 차량은 포화에 휩싸인 아군 병력을 구출하기 위해 출동했다. 본의 아니게 테럴리스트의 시신 위로 달리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영상은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학살)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된 이스라엘의 심리를 하루 앞두고 공개됐다.

이에 에이린 레비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재판에 출석할 것이다. 하마스 정권을 구하려는 역겨운 시도들은 인질과 시민을 구하고 분쟁 확산을 막는 노력을 왜곡한다”고 맞섰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