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한국 컵라면 '도시락'을 여유롭게 먹고 싶다며 교도소 식사 시간제한 폐지를 요구했다.
11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언론 '미디어조나'에 따르면, 러시아 대법원은 식사 시간과 도서 소지에 관한 교도소 규정을 폐지해달라는 나발니의 소송을 기각했다.
나발니는 현재 교도소 규정상 수감자가 아침 ·저녁 식사로 따뜻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최대 30분으로 제한되어 있다며 “이 규정 때문에 아침에는 10분, 저녁에는 15분으로 식사 시간이 제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뜨거운 물 두 잔과 역겨운 빵 두 조각을 받는 그 순간이 소중하다. 맛이라도 음미하며 여유롭게 식사하고 싶다. 하지만 10분도 안 되는 시간에 끓는 물을 삼키려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교도소 매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도시락'(팔도)”이라며 “맛있게 끓이는 데만 7분, 어쩌면 10분이 필요하다. 식사시간 10분은 턱없이 부족하다. 짧은 시간 동안 음식을 만들고 숟가락을 씻고 뜨거운 물을 들이켜야 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와 함께 나발니는 식사 시간 제한 폐지와 함께 정권을 거스른 수감자나 독방 수감자는 한 권의 책만 가져갈 수 있는 규정도 폐지를 요구했다. 종교 서적 권수도 한 권으로 제한하고 있다며 이는 종교적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나발니는 러시아 야권 지도자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불린다.
공직 부패에 반대하는 운동과 반크렘린 시위를 이끌다가 불법 금품 취득, 극단주의 활동, 사기 등 혐의로 2021년 1월부터 수감됐다. 당시 11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지난해 8월 징역 19년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올해 러시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교도소에서 사라져 '실종설'이 돌기도 했으나 약 3주 뒤인 지난달 시베리아 제3교도소에서 발견됐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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