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부품 경계를 허무는 '모듈 융복합'을 전장부품사업 핵심 전략으로 내걸었다. 통신과 전력, 조명과 센서를 하나로 통합하는 시도로 전기차·자율주행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유병국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부장은 전자신문과 만나 “LG이노텍은 △통신 모듈 △라이트 모듈 △파워 모듈 △모터 모듈 등 크게 4가지로 분류되는 제품군을 갖추고 있는데, 제품간 결합으로 새로운 통합 모듈을 만들어 전장사업을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다. 내년 차량용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과 라이다, 레이더 등 센서를 결합한 제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라이다를 조명에 같이 넣는 방식으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면, 전기차에 부품을 탑재할 공간을 줄일 수 있고 차량 디자인 부문에서도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서다. 현재 기술 선행 검토 단계에 있다.
LG이노텍이 지난달 공개한 무선 배터리관리시스템(BMS)도 융복합 전략에서 나온 것이다. 통신 기술과 파워제어 기술을 결합한 결과, 부품을 작고 가볍게 만들어 전기차 배터리를 키울 여력을 확보하고 차량 무게를 낮출 수 있게 했다.
유 사업부장은 “무선 통신, 센싱, 조명 분야에서는 이미 글로벌 탑티어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면서 “핵심기술을 융복합한 소프트웨어 중심 부품(SDC) 솔루션을 앞세워 고객이 먼저 찾는 기업으로 전장 사업을 적극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장부품사업부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LG이노텍은 전장사업에서 지난해 3분기까지 1조183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22년 연간 매출이 1조4463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유 사업부장은 “사업 체질 개선, 선택과 집중, 오퍼레이션 강화, 품질 리스크 관리 등 기본적인 경쟁력 강화를 지난 2~3년 동안 해왔다”면서 “전장부품사업은 자율주행과 전기차 시장 확대로 기존 수주 물량이 확대되는 2025년 이후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CES 2023에서 처음으로 퍼블릭 부스를 낸 데 이어, 올해는 부스 규모를 키우고 퍼블릭과 프라이빗 부스를 차려 고객사들과의 접촉도 강화했다.
유 사업부장은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차량 OEM 고객이 많고, 고무적인 것은 지난해보다 먼저 찾아오겠다는 고객이 늘어났다”면서 “CES에서 선보인 미래차 전장부품을 토대로 글로벌 잠재 고객 발굴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