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르그레테 2세(83) 덴마크 여왕의 즉위 52주년, 여왕이 스스로 물러난 자리를 장남 프레데릭 10세(53)가 양위 받았다.
14일(현지시간) 더 로컬 등 덴마크 매체에 따르면,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이 즉위 52주년이 되는 이날 왕위에서 물러났다. 덴마크 역사상 군주가 스스로 퇴위하는 건 약 900년 만이다.
이날 왕위 계승 행사는 오후 1시 반께 시작됐다. 별도의 대관식이 열리지 않았음에도 10만명의 인파가 몰려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했다.
마르그레테 여왕이 퇴위 선언문에 서명하는 동시에 프레데릭 왕세자는 프레데릭 10세로 즉위했다.
프레데릭 10세는 덴마크 오르후스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1986년부터 육·해·공군을 두루 거치며 장기간 군 생활을 했다.
예산을 줄이는 등 검소한 모습으로 높은 지지율을 받은 마르그레테 2세 여왕처럼 프레데릭 10세 역시 왕세자 시절 공공장소에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자주 목격돼 소탈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덴마크 공영방송 DR이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덴마크 국민 1037명 중 79%가 프레데릭 10세가 왕위를 계승할 준비가 돼 있다고 응답했다.
덴마크 역사상 최초의 호주 출신 왕비인 메리 왕비도 덴마크 친화적인 행보로 국민들에게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두 사람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당시 한 술집에서 열린 파티에서 만나 4년 뒤 결혼했다.
두 사람 슬하에는 장남 크리스티안(18) 왕자, 이사벨라(16) 공주, 쌍둥이 조세핀(13) 공주와 빈센트(13) 왕자 등 4명의 자녀가 있다. 이번 즉위로 왕위 계승 서열 1순위가 된 크리스티안 왕자는 어린 시절 근엄한 얼굴의 아기라며 네티즌들 사이에서 '근엄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