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약사들이 조직적으로 비정상 결제를 일으키는 방식으로 혜택을 부정수급해 논란이 된 '신한 더모아' 신용카드와 관련, 이번에는 아예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허위결제를 일으킨 행위까지 포착됐다.
인공지능(AI)가 그린 그림을 판매한다는 온라인몰 허위가맹점 PG 10여개를 카드사에 등록한 다음, 부정결제를 통해 발생한 신한카드 포인트를 판매자와 고객이 서로 나눠먹는 수법이다. 해당 수법이 적발돼 신용카드 결제가 취소되자, 판매자가 고객 카드번호와 IP, 통신사 등 결제정보를 볼모로 협박까지 이뤄진 정황이 나왔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부정 판매자는 신한 더모아 신용카드 고객 1000여명을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통해 모은 다음, 이와 같은 수법으로 포인트 부정수급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신한카드는 해당 수법이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및 신용카드 개인회원 표준약관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신한 더모아카드는 5000원 이상 결제 시 1000원 단위 미만 금액을 모두 포인트로 적립해 주는 신용카드 상품이다. 5999원을 결제하면 999원을 포인트로 돌려받는다.
한 가맹점에서 1일 1회만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지만, 가맹점 등록번호가 다르면 무제한으로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지난달 일부 약사와 지인 890명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1인당 최대 수백만원 부정결제 포인트를 수급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이번 페이퍼컴퍼니 사건의 경우 1000여명 고객이 10여개 PG사에 매일 결제를 발생, 하루 최대 1000만원(999원*10PG*1000고객)의 부정포인트를 수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정결제를 주도한 판매자의 경우 그동안 누적 억 단위로 포인트를 챙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해당 사건의 경우 신용카드 결제 고객은 5999원을 더모아 카드로 결제하고 5000원 상당의 문화상품권 핀번호와 AI가 양산한 그림을 지급받았다. 판매자는 5000원 문화상품권 1매당 판매 차익을 포함 1000원 이상을 벌게 되고, 신용카드 결제 고객은 999원을 신한카드 측으로부터 포인트로 돌려받았다. 이후 사용자 계좌로 부정수익을 입금해 수입을 배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수법은 비정상적 결제가 신한카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에 잡히면서 중단됐다. 승인이 이뤄졌던 신용카드 결제가 취소되면서 판매자가 문화상품권 판매대금을 혼자 떠안을 상황이 된 것이다.
상황이 꼬이자 판매자는 더모아 고객들에게 나눠가진 부정수익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고, 심지어 고객들이 그동안 제공한 결제정보와 개인정보를 토대로 협박에 나선 상황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부정사용이 의심되는 사이트 등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법률과 약관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대다수의 정상 사용 고객들에게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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