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지난해 730만대 이상 차량을 판매, 2년 연속 글로벌 3대 완성차 그룹 등극이 확실시된다. 2022년 처음 글로벌 완성차 판매 3위에 오른 현대차그룹은 올해에도 토요타그룹·폭스바겐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빅3로서 위상을 공고히 할 전망이다.
17일 전자신문이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그룹별 판매 실적 자료를 취합한 결과, 현대차·기아·제네시스를 포함한 현대차그룹은 전년 대비 6.7% 증가한 730만2451대를 판매해 3위 달성이 유력하다. 현대차가 421만6680대, 기아가 308만5771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엔데믹을 맞은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피크아웃 우려에도 현대차와 기아 모두 실적 증가에 성공했다. 특히, 기아는 창사 이래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완성차 판매 부동의 1위 토요타그룹은 지난해 합산 판매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전년 1048만대를 상회하는 1075만대(예상치)로 신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앞서 토요타그룹은 지난해 1~11월 1022만대를 기록하며 같은 기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폭스바겐·아우디 등을 보유한 폭스바겐그룹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924만대를 출고해 2위 자리를 지켜냈다. 폭스바겐그룹은 유럽(19.7%)과 북미(17.9%)에서 큰 폭의 성장을 이뤄며 판매 실적을 견인했다. 이어 스텔란티스, 르노·닛산·미쓰비시, 제너럴모터스(GM) 등이 각각 600만대 전후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그룹은 2000년 처음 글로벌 완성차 판매 10위권에 진입했고 10년 만인 2010년 포드를 추월해 5위까지 상승했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5위권에 머물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2020년 4위로 도약했다. 이듬해인 2021년 다시 5위로 내려왔으나, 2022년 다시 두 계단 뛰어오르며 첫 3위로 올라섰다.
현대차그룹의 2년 연속 빅3 안착은 차량의 상품성만으로 글로벌 소비자들의 고른 선택을 받았다는 데 의미가 크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커진 상황에서는 대기 수요가 커지며 생산량에 따라 판매량이 갈렸지만, 지난해부터 공급망 정상화로 순수하게 상품성이 판매량을 좌우했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올해에도 앞선 상품성을 기반으로 한 신차를 앞세워 견조한 수익성을 이어갈 방침이다. 올해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판매 목표는 744만대로 현대차 424만대, 기아 320만대다. 올 하반기 완공할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가동도 호재로 꼽힌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