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경기 의왕연구소에 차세대 배터리 거점을 만든다. 반고체 배터리부터 전고체 배터리까지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를 위해 구축하는 핵심 거점이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배터리를 기반으로 전기차와 도심항공교통(UAM), 목적기반차량(PBV) 등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을 공략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내년 하반기 목표로 의왕 연구소에 반고체 기반의 리튬메탈 배터리 거점을 구축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의왕연구소 내 기존 건물, 유휴 부지를 이용해 리튬메탈를 연구·개발·평가하는 전략 거점을 마련한다. 세부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의왕연구소에 처음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반고체 리튬메탈 배터리 거점이 들어서는 것이다. 반고체 리튬메탈 배터리 개발과 테스트를 위한 장비 반입이 내년까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기존 액체 전해질 대신 액체와 고체 중간 형태인 유기용매 전해질을 사용한 차세대 배터리다. 음극재에 고성능 리튬메탈 소재를 적용, 리튬메탈 배터리 에너지 밀도가 ㎏당 400와트시(Wh)에 달한다. 현존 리튬이온 배터리(280Wh/㎏)보다 두배 높고 충전 시간은 12분 만에 9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배터리 무게는 0.982㎏으로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35% 가볍다. 현대차 플라잉카, 에어택시, 도심항공교통(UAM)에 탑재가 예상된다.
현대차가 의왕연구소에 차세대 배터리 거점을 구축하는 것은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 대응하려는 목적이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배터리 개발을 남양연구소에서 해왔다. 남양연구소에서 현재 주로 쓰이는 리튬배터리 설계, 개발을 해왔다.
의왕연구소는 앞으로 출시될 전기차, UAM, 목적기반차량(PBV)을 개발, 차세대 배터리 성능, 안정성,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차세대 배터리 양산을 위한 거점을 마련하는 것이다. 글로벌 1·2위 토요타와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와 대비해 차세대 배터리를 빠르게 탑재하려는 포석이다.
현대차는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 계획을 앞당길 계획이다. 현대차는 미국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 등해외 배터리 업체와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2021년 리튬메탈 배터리 제조사 SES에 1000억원(약 1억달러)를 투자해 현대차·기아 전기차 전용 리튬메탈를 개발하고 있다. SES는 내년 현대차에 리튬메탈 샘플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내년 하반기 SES 반고체 기반의 리튬메탈 배터리를 테스트한다.
현대차그룹은 SES와 협력해 리튬메탈 배터리를 비롯해 다양한 차세대 배터리도 개발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차세대 배터리는 리튬메탈 배터리 대비 높은 에너지 용량과 화재 위험이 적어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현대차는 자체 배터리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배터리 분야에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전기차 200만대 판매를 포함해 의왕연구소 차세대 배터리 거점을 기반으로 전동화, UAM, PBV 등 용처별 배터리 개발을 강화해 나간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