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성추행 관련 명예 훼손 재판 법정에서 소송 상대방의 진술 내용에 빈정거리는 말을 지속했다가 판사로부터 퇴장 경고를 받았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명예훼손 혐의 민사소송에 출석해 자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패션칼럼니스트 E. 진 캐럴의 진술을 들었다.
이날 재판은 처음으로 소송 당사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캐럴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원고인 캐럴이 증인석에서 성추행을 주장하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거짓”이라거나 “기억이 돌아왔나보네”라며 큰 소리로 반박했다.
이에 캐플런 판사는 “변호인과 협의할 때 배심원단이 듣지 않도록 목소리를 낮추도록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줄 것을 요청한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지적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문 후에도 트럼프의 행동은 지속됐고 급기야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트럼프 씨는 이곳에 있을 권리가 있지만 재판 진행을 방해한다면 그 권리를 박탈당할 수 있다”며 “당신을 재판에서 배제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고개를 흔들며 두 손을 위로 든 뒤 “그러면 좋지”라고 비아냥대듯 대응했다.
캐플런 판사가 “당신이 그걸 원한다는 것을 안다”며 “당신은 자신을 통제하지 못한다”고 쏘아붙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신도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캐럴은 1990년대 중반 뉴욕 맨해튼의 한 백화점 탈의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해왔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9년 이 의혹을 부인하면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성폭행 피해 주장을 두고 26차례에 걸쳐 거짓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명성과 삶이 산산조각이 났으며 각종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
이원지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