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통신 과점 본인확인에 도전장...4대 은행에 인뱅까지 라인업 완료

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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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이 본인확인 서비스 대열에 모두 합류했다. 통신사가 과점한 인증 분야에 도전한다.

우리은행이 본인확인 기능이 추가된 '우리 원(WON)인증서'를 다음 달 20일부터 배포·시행한다. 6자리 핀번호와 패턴·생체인증으로 본인확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앞서 지난해 9월 방통위로부터 본인확인기관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 원(WON)인증 본인확인 서비스는 다음 달 20일부터 본인 확인이 필요한 각종 업무에서 사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에 앞서 국민·신한·하나는 이미 본인확인이 가능한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 합류로 4대 시중은행 모두 본인확인 기능이 가능한 인증서를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카카오뱅크와 비바리퍼블리카(토스)도 본인확인 기능을 탑재한 인증서를 제공하고 있다. 시중은행에 더해 인터넷전문은행까지 모두 본인확인 서비스를 갖춘 것이다. 우리은행 합류로 통신사 통합앱인 패스(PASS)가 과점 장악한 해당 시장에서 금융권이 은행을 중심으로 대항할 수 있는 전선이 마련된 셈이다.

금융 외 또 다른 '국민서비스'라 할 수 있는 네이버, 카카오는 당분간 본인확인 인증 서비스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복수 아이디, 비실명 계정 등 본인확인 서비스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았다. 실제로 네이버와 카카오는 2020년 본인확인기관 지정에서 탈락한 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심사를 신청하지 않았다.

때문에 본인확인 분야에서 금융 대 통신 구도 형성은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화 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시중은행은 올해 금융 지주 산하 모든 금융 서비스를 통합해 제공하는 이른바 '슈퍼앱' 전략을 본격화 한다. 'KB스타뱅킹(KB금융)' '슈퍼쏠(신한금융)' '우리원(우리금융)' '하나원큐(하나금융)' 등 지주 아래 금융 서비스를 모두 통합한 단일 어플리케이션을 내놓고 이를 고도화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슈퍼앱 전략에서는 대출, 예금 등 전통 금융 범주를 벗어난 각종 제휴와 서비스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인증 서비스 고도화는 필수”라면서 “금융사들은 기 확보한 고객을 중심으로 인증 서비스를 확장하기 유리하다”고 말했다.

본인확인제도는 인터넷상에서 주민등록번호 수집·이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다.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하지 않고 대체수단을 통해 본인을 확인한다.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지정받은 기관이나 업체만 해당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용자 식별이 필요한 회원가입, 아이디 및 비밀번호 찾기, 금융거래 및 결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중이다.

1월 현재 24개 기관이나 업체가 본인확인기관으로 지정 중이다. 이중 신용평가사 등 일부 기관을 제외하면 통신사(3곳)와 은행(6곳)·카드사(7곳)이 16곳을 차지한다. 각종 조사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이 연합한 통신사 통합앱 패스(PASS)가 90% 이상 사용량을 점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금융 본인확인기관 지정 현황
통신·금융 본인확인기관 지정 현황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