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웹 우주 망원경(JWST)이 천문 관측 역사상 가장 오래된 블랙홀을 발견했다. 빅뱅이 발생한 지 4억년밖에 지나지 않은 약 130억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캐번디시연구소 로베르토 마이올리노 교수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18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미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을 이용해 130억 년 전 블랙홀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연구팀은 “관측 사상 가장 오래된 것일 뿐 아니라 질량이 태양의 수백만 배에 달한다”며 “블랙홀 형성과 성장에 관한 기존 이론과 부합하지 않는 관측”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우주와 천체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하는 이론인 표준모델에 따르면 블랙홀은 거대한 별이 폭발하면서 만들어진다. 중력이 강한 별이 폭발하면서 주변의 시공간을 왜곡하고 이로 인해 빛도 빠져나올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중력을 가진 블랙홀이 만들어진다. 이론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블랙홀의 최대 질량은 태양의 약 100배 수준이다.
블랙홀은 별의 폭발 잔해와 주변 물질을 강력한 중력으로 끌어들이면서 성장하는 만큼 질량을 바탕으로 대략적인 나이를 알 수 있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한 블랙홀의 질량을 분석해 만들어지는 데 필요한 시기를 계산했다. 계산 결과, 현재 크기로 성장하는 데는 약 10억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실제 블랙홀의 탄생 시기인 130억년 전은 빅뱅이 일어난 후 4년이 지난 시점으로, 현재 이론으로는 블랙홀의 탄생 과정을 설명할 수 없는 문제가 나타났다. 이 블랙홀의 성장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기존과 다른 새로운 이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새로운 블랙홀이 발견된 은하는 'GN-z11'으로 크기가 우리은하의 100분의 1 정도인 소형 은하로, 블랙홀이 은하의 발달을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블랙홀이 애초에 크게 태어났거나 주변 물질을 빨아들이는 속도가 생각했던 것보다 5배 이상 빠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마이올리노 교수는 “아주 초기 은하는 가스가 매우 풍부해 블랙홀이 먹을 게 많은 뷔페와 같았을 수도 있다”며 “JWST를 통해 인류가 우주를 보는 시각이 넓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