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지방 흡입 수술을 받은 20대 중국인 여성이 숨진 가운데 주한 중국대사관이 '한국 성형수술 주의보'를 내리며 자국민에게 경고했다.
20일(현지시간)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중국 대사관은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에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외국인이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며 “이들 중 일부는 의료분쟁에 연루돼 수술 실패와 심지어 사망까지 발생했다”는 내용의 주의문을 게재했다.
대사관은 “맹목적으로 (한국 병원의) 광고를 믿지 말라”며 “과장된 광고와 할인 혜택에 현혹되지 말라. 수술 전 위험, 발생 가능한 합병증 및 후유증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누리집에서 사전에 병원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고 의료분쟁 발생 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문의하라”며 “수술 뒤 외모에 큰 변화가 있거나 회복 단계에 있는 경우 입국 심사나 절차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출국·귀국 시 수술 증명서를 지참하라”고 권고했다.
주한 중국대사관이 이 같은 경고에 나선 배경에는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세 차례 지방 흡입 수술을 받은 중국인 여성이 지난 10일 사망하는 사건이 알려지면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유족이 병원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함에 따라 경찰은 이 병원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한편 데이터 제공업체 '스태티스타'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10년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의료 관광지 중 하나다. 주로 중국인과 미국인들이 애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2년 외국인 환자 통계 자료를 보면 의료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24만811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성형외과 환자가 4만6314명으로 내과(6만5424명) 다음으로 많았다. 특히 일본·태국·베트남 환자들이 성형외과를 가장 많이 찾았다.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내방 1위가 내과, 2위가 피부과, 3위가 성형외과였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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