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처법)'이 지난 27일 상시근로자 수 5인 이상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면서. 건설·제조부터 음식·숙박까지 준비가 부족한 50인 미만 영세 중소기업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안전보건관리 솔루션'을 서둘러 구축해 중대산업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는 국내 83만7000개 50인 미만 기업이 조속히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이행할 수 있도록 29일부터 4월 30일까지 산업안전 대진단을 집중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중처법은 기업이 스스로 경영책임자를 중심으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이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기업 스스로 사업장 내 유해·위험요인을 파악해 개선방안을 마련·이행하고, 이를 지속 개선해야한다. 사망 등 중대재해 발생 시 이러한 사고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된다.
중처법은 2022년 1월27일부터 50인 이상 사업장에는 이미 적용 중이며, 2년 유예를 거쳐 지난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 본격 적용됐다. 상시 근로자 수가 5명이 넘으면, 개인사업주도 적용된다. 업종과 무관하게 떨어짐, 끼임, 무너짐, 화재·폭발, 질식과 같은 유해·위험 요인이 많은 제조·건설부터 음식·숙박업 등을 하는 개인사업주까지 모두 포함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제조·건설업 등에 비해 숙박·음식점업 등의 중대재해 발생 빈도가 적은 것은 사실이나 실제 50인 미만 소규모 음식점, 주유소 등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있다”면서 “다짐육 배합기 또는 자동양념 혼합기에 팔이 끼이거나, 식품운반용 승강기와 안전난간 사이에 끼이는 등 사고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20~50인 미만 기업 중 제조업, 임업, 하수·환경·폐기업 등 5개 업종은 안전보건관리담당자를 1명 이상 선임해야한다. 안전보건관리담당자 역량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중대재해를 원천 예방하고, 안전보건관리담당자가 없는 영세 중소기업 또한 사고예방 의무를 다했다는 것을 입증해야한다.
전문가들은 영세 중소기업 현장에도 경제적으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행동분석 기반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식당에서도 안전보건관리 통합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주방 안전 현황을 감시·관리하고, 튀김요리 조리 시 조리사의 현장 이탈을 감지해 화재·화상 사고를 사전 예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50인 미만 다양한 영세 중소기업의 작업환경에 맞게 학습된 데이터와 특정 이벤트를 집중 탐지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해 중대재해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제품이 보급되기 시작했다”면서 “서비스 가입을 통해 기업은 비지도학습(RBM) 패턴 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이상도를 초단위로 인지·분석해 다중 이벤트를 예측하고 입증하는 체계를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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