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그동안 배출한 연구원 창업기업이 어엿한 유망 기업으로 성장해, 이제 후배를 돕고 있습니다. '벤처사관학교 ETRI'는 앞으로도 순항할 겁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을 비롯한 공공기관 전체에 '1호 변리사', 1999년 ETRI에 합류해 기술사업화 영역 발전을 견인한 신정혁 사업화본부장은 근래 ETRI 창업기업의 모습과 행보에 무척 뿌듯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창업기업 배출과 성장지원을 위한 오랜 노력이 어느정도 성과를 보이는 듯 하다고 전했다.
신 본부장에 따르면 ETRI는 1980년 이래 창업 지원제도를 발전시키며 '벤처사관학교'로 이름이 높았다. 이에 더해 2011년 출연연 최초로 연구원 예비창업지원제도를 시행, 예비창업자 창업 수요 발굴 및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창업지원제도 3.0을 수립, 고성장 스타기업 육성을 목표로 세우고 '창업기업과의 동반성장'에 나서고 있다.
신 본부장은 “근래 연구원 창업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시간선택제'를 적용한 겸업창업제도를 신설하고, 연구개발(R&D) 결과물에 추가 R&D와 비즈니스모델(BM) 개발 기회를 제공하는 '창업일체형 R&D 사업'을 신규로 도입, 지난해 3팀을 선정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계속된 지원에 따라 ETRI가 지난해까지 설립한 연구원 창업기업은 총 89개사. ETRI 창업기업은 2022년 기준 출연연의 34%에 해당한다. 전체 3분의 1이다.
신 본부장은 250억원 규모로 카카오헬스케어에 M&A를 마친 라인웍스(예비창업 11호), CES 2020·2024 혁신상을 수상한 엑소시스템즈(42호), 지난해 150억원 규모 시리즈 B 투자를 완료한 루센트블록(57호) 등을 대표 우수사례로 꼽기도 했다.
신 본부장은 “ETRI 연구원 창업기업 기업가치는 2022년 기준 4316억원에 달한다”며 “5년 후 생존율도 88.2%(2020년 기준)에 달해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자생력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지난 연말 있었던 'ETRI 연구원 창업기업 패밀리데이' 행사가 마음을 울렸다고 한다. 11월 29일 열린 이 행사는 그동안 배출한 창업기업이 서로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신 본부장은 “ETRI 연구원 창업기업은 선후배라는 '동문 의식'이 있고, 후배들이 조금이라도 어려움을 덜 겪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더라”며 “우리 사업화본부는 판을 깔아준 것인데, 뜻깊은 행사가 잘 치러졌고 반응도 좋았다”고 말했다.
동문 간 '끈끈함'을 느꼈다는 신 본부장은 행사의 의미와 지속 운영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행사가 단순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ETRI 연구부서와 연구원 창업기업 간 사업·연구 협력 교류회를 기획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신 본부장은 이런 ETRI의 기술사업화 노력이 궁극적으로는 더 큰 결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TRI, 그리고 우리 사업화본부가 출연연과 그 구성원으로서 해야할 역할을 많이 고민하고 있다”며 “R&D로 나온 기술로 창업을 이뤄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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