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첫 날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을 실현한 공모주 가격이 큰 폭으로 내려앉았다. 최근 두달 간 '따따블'을 기록한 공모주 5개는 고점에서 50% 가량 떨어진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 증시 흐름이 부진한 가운데 공모주 열풍이 거세지며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장세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따따블'을 기록한 우진엔텍과 현대힘스는 각 고점 대비 47.3%와 42.77% 하락한 가격에 거래 마감했다.
올해 첫 '따따블' 주인공 우진엔텍은 공모가 5300원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뒤 첫 날 2만 1200원을 형성했다. 이후 연속 상승세로 접어들어 26일 3만3100원 고점을 찍고 현재 1만6330원으로 내려 앉았다.
26일 공모가 7300원으로 증시에 데뷔한 뒤 '따따블'을 기록하며 2만9200원까지 치솟은 현대힘스는 연일 하락하며 현재 1만6710원이 됐다.
지난해 따따블 성공주자들도 같은 양상이다. 케이엔에스는 상장 첫날 공모가 2만3000원 대비 4배 오른 9만2000원에 장을 마감하고 다음날 연속 상승하며 10만 8700원 최고 종가를 기록했으나, 현재 고점 대비 64.39% 하락한 3만8700원을 기록했다.
DS 단석도 22일 상장과 동시에 40만원 최고점을 찍은 뒤 현재 고점 대비 절반도 안 되는 가격(17만3900원)을, LS 머트리얼즈도 고점(4만9700원)대비 37.22% 떨어진 3만1200원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두달 간 '따따블'을 기록한 이들 공모주 5개 평균 하락 수치는 49.64%로 집계됐다.
이와 같은 흐름은 부진한 국내 증시에 공모주 흥행이 이어짐에 따라 자금이 몰려 주가 상승을 견인했으나, 급격한 상승에 투자자들이 익절매에 나서면서 가격이 급락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따블(공모가 대비 2배 상승)' 공모주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달 25일 상장하며 97% 상승(6700원)을 기록한 HB인베스트먼트는 다음날 17.5% 하락(5530원)한 데 이어 현재 4005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 부진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공모주에 몰리는 이유를 인정하지만,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이은 공모주 폭락 사례에도 공모주 흥행은 이어지고 있다.
29일 상장한 '따블' 공모주 포스뱅크는 상장 사흘째 연이은 상승세다.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1만8000원으로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 뒤 증시에 입성, 현재 3만원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증거금은 약 29조원, 평균 청약 경쟁률도 1645대1로 작년 기업공개(IPO) 시장 평균 청약 경쟁률(691대1)보다 두 배 넘는 규모로 집계됐다. 공모가도 모두 희망 범위를 훌쩍 뛰어 넘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공모주 상장 일정은 내달 초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2월 1일에는 전기차 이차전지 부품업체 이닉스가, 6일에는 기업공개(IPO) 삼수생 스튜디오삼익이 코스닥에 들어온다.
에이피알은 다음달 2일부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올해 1호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이자, 처음으로 1조원이 넘는 기업가치에 도전하는 대형 IPO 기업이다.
서정화 기자 spurif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