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행정서비스 국민신뢰 제고 대책(이하 종합대책)'에 700억원 이상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에 대기업 참여를 허용하는 내용 등이 담긴 것은 대·중견기업 간에 경쟁을 촉발시켜 사업 품질을 높이는 것이 '행정망 셧다운' 등을 줄이는 한 요인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정부는 대기업 참여 확대가 중소기업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해서 중소기업만 참여 가능한 사업구간을 확대하는 등 당근책도 마련했다.
정부는 공공 SW 사업 품질을 높이기 위한 세부 논의가 진행 중으로, 업계가 주장해 온 '정당 대가 현실화'를 위한 변동형 계약제 및 예비비 도입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W 업계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공공 SW 개선 내용은
정부는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을 추진 시 대기업 참여 문턱을 크게 낮추기로 했다. 대기업을 포함해서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최신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도 설계·기획 등 정보전략계획(ISP) 단계부터 참여할 수 있도록 SW 진흥법을 개정한다. 또 대기업이 700억원 이상 공공 SW 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SW 진흥법 개정에 나선다.
정부가 공공 SW 사업 설계·기획 단계부터 참여 기업을 전면 개방하고, 대기업에도 문을 열어준 것은 경쟁력 있는 기업을 유치해서 근본적으로 사업 품질을 높이겠다는 의중에서다.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발주처와 역량 있는 기업이 협력해서 공공 SW 사업 설계·기획부터 참여한다면, 시장이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공공 SW 시장을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레퍼런스를 확보해서 세계로 나아가려는 국내 기업 참여도 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700억원 이상 공공 SW 사업에도 대기업이 참여하게 된다면 대·중견기업 간에 경쟁이 활성화될 것”이라면서 “발주처가 최적 사업자 선정 과정을 통해 품질 제고 노력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700억원 이상 1000억원 이하 공공 SW사업에서 대기업 수행 비중은 70.7%로 사실상 대기업 위주 시장이라면서도, 중소기업을 달래기 위한 대책도 내놨다. 기존 중소기업만 참여 가능한 사업금액 상한선을 '20억원'에서 '30억원'으로 확대한다. 중소기업 육성이라는 본래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 취지를 고려한 조치다.
아울러 정부는 대기업 참여제한 예외 인정 사업과 700억원 이상 사업에서 중소기업 참여지분율(최고 등급 50%→40%)과 상생협력 배점(5점→3점 이상), 등급체계(5→3등급)를 개편한다. 또 1000억원 이상 SW 사업에 대해선 컨소시엄 구성원 수를 10인 이하, 최소지분율 5% 이상으로 제한기준을 완화한다.
대형 공공 SW 사업에서 중소기업이 불가피하게 역량 대비 과도한 지분을 수행해 발생하는 문제를 줄이고, 더 많은 중소기업에 컨소시엄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참여 주체가 다양화할수록 역량에 맞는 역할 배분과 수행이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적정 대가 지급 구체안 마련
정부는 공공 SW 사업에서 불거진 문제는 결국 예산 문제 때문이라는 SW 업계 주장에 공감하고, 적정 대가를 지급할 수 있는 구체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앞서 SW 업계는 공공 SW 사업에서 과업이 추가되는 등 변경돼도 정부 예산 부족에 따라 적정 대가를 받지 못하고, 결국 사업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을 제기해왔다. 특히 외산 제품 대비 절반도 안되는 유지관리요율도 높여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냈다.
정부는 종합 대책에 '소프트웨어 개발 대가기준을 상향한다', '유지보수사업 통합 발주 등 정보화 사업 전문성과 연속성이 강화되도록 관련 제도 정비' 등 문장을 추가해서 향후 SW 업계 의견을 수렴·반영할 가능성을 열어놨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실장은 “종합 대책에 대가기준, 유지보수 관련 문구를 포함시킨 것 자체가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면서 “예산이 수반돼야 하다보니, 현재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SW 업계가 적정 대가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변동형 계약제 도입, SW 사업 예비비 필수 편성 등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개정할 공공 SW 과업심의 가이드 등에 이 내용들을 포함시키는 것을 다각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SW 업체 대표는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면서도 “추가로 나올 대책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