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주 국경지대에서 일어난 러시아 수송기 추락 사고가 미국이 공급한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에 의해 격추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대선본부 대리인들과 만나 “수송기가 미국산 패트리엇 시스템에 격추된 것은 이미 조사를 통해 확실하게 밝혀진 사실”이라며 러시아 역시 국제적인 조사를 원한다고 전했다.
앞서 24일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 러시아 벨로고드 지역 상공에서 러시아 군용기 일류신(IL)-76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군용기 안에는 포로 교환을 위해 이송 중이던 우크라이나 병사 65명과 러시아인 승무원 6명, 호송 요원 3명 등 총 74명이 탑승했으나 사고로 전원 사망했다.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책임 공방이 이어진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영토에서 미사일이 발사됐다고 거듭 주장하고 나섰다.
그의 주장대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발사된 미국 패트리엇 미사일이 격추 요인으로 확인되면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서방 측 무기 제공 조건을 어긴 셈이 된다. 미국과 서방측은 우크라이나에 미사일 등 무기를 제공하면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는 용도의 사용은 제한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들(우크라이나)이 군인들을 태운 비행기를 격추한 행위는 어쩌면 실수로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어찌됐든 그것은 범죄다. 이 경우, 태만에 의한 과실(crime of negligence)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격추 행위 자체가 범죄임에도 서방 언론이 사건을 축소하려 한다”며 국제 전문가의 조사도 촉구했다.
또한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자국군을 제거한 사건이 이전에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번은 우리 영토에서 우리의 통제하에 있던 그들(우크라이나)의 병사들 중 일부를 폭격해 죽였다”고 말했다. 다만 그가 언급한 이전 사건이 언제, 어디서 발생한 사건을 가리키는 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포로 교환은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양국이 각각 195명의 포로를 교환했다”고 밝혔고, 우크라이나 정부도 “포로를 포함한 207명의 국민이 돌아왔다”고 발표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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