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가 최근 대표 관광지이자 유적지인 '피라미드' 복원사업에 나선 가운데, 복원 방식이 도마에 올랐다.
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집트 고대유물최고위원회 사무총장인 무스타파 와지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피라미드 복원 작업 현장 사진을 공개하며 “세기의 프로젝트”라고 자평했다.
이집트는 현재 수도 카이로 인근 기자 지역의 '3대 피라미드' 중 가장 작은 멘카우레 피라미드에서 복원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건설 당시에 있었던 화강암 외벽이 침식과 파손 등으로 떨어져 나가지 사라진 화강암층을 재구성해 피라미드를 원래 모습으로 복원하는 작업이다.
복원 프로젝트 책임지는 이집트-일본 전문가 연합 대표인 와지리 총장은 3년간 진행 예정인 이번 복원 작업이 “21세기, 세계에 대한 이집트의 선물”이라고 자랑해왔다. '이집트가 세계에 주는 선물'이라는 표현은 이집트가 수에즈 운하 확장 같은 국가 단위의 프로젝트에 사용하는 표현이다.
그러나 작업 현장이 공개되자 여론은 물론 전문가들까지 복원 방식에 의문을 표했다. 복원 작업이 진행된 피라미드의 아래 부분이 기존 석회암 피라미드와 동떨어진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덧붙인 화강암은 기존 피라미드와 색은 물론 모양까지 달랐다.
복원된 모습을 본 네티즌들은 “원석을 감추면 무슨 소용이냐”, “차라리 네 번째 피라미드를 새로 짓는게 낫겠다”, “타일 대신 벽지나 붙여라”, “피사의 사탑을 똑바로 세우는 계획은 언제 계획되냐” 등 조롱 섞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 전문가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이집트 학자인 모니카 한나는 “이건 불가능하다”며 “이집트 문화유산 관리의 부조리는 언제쯤 멈출 수 있는 것이냐. 즉각 전문 고고학자들을 동원하라”고 일침했다.
반대로 문제가 없다는 전문가도 있었다. 카이로에 있는 아메리칸 대학의 살리마 이크람 교수는 피라미드에서 떨어진 화강암 벽돌을 제자리에 갖다 놓는 방식이라면 합리적인 복원이라고 의견을 냈다. 다만 그는 현재의 피라미드가 화강암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집트는 국내총생산(GDP)의 10% 정도를 관광업에 의존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문화유산 보존 문제에 민감하다.
고대 건축물의 이전 모습을 되돌리려는 복원 방식과 개입을 최소화하자는 반대 여론이 대립하자 이집트 고대유물최고위원회는 현재 복원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에 밝혔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