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XC가 국내 최초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을 매물로 내놓는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NXC는 최근 코빗 매각을 놓고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NXC 내부에서 코빗 매각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면서 “코빗 인원을 지금보다 더 감축하는 방안도 거론 중”이라고 말했다.
NXC 관계자는 “당장 공식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는 2017년 넥슨 지주사 NXC와 그 자회사 심플캐피탈퓨처스를 통해 코빗 지분 65.19%를 912억5000만 원에 인수했다. 디지털 자산 시장과 게임 산업 시너지를 높게 평가하고, P2E 비즈니스를 실현한다는 구상이었다. 2021년에는 SK스퀘어로부터 900억원을 투자 받아 2대 주주로 받아들이는 등 추가 투자도 유치했다.
하지만 특금법과 '크립토윈터' 여파로 사업·수익성이 충분하지 않자, 인수 6년 만에 지분 전량 매각을 검토한다. 가상자산 사업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김정주 창업자 부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NXC는 지난해 하반기 이미 코빗에 대한 추가 투자를 집행하기 않기로 결정했다. 투자 불가 결정이 난 직후 코빗은 희망퇴직을 단행해 130명 인원 중 30여명이 퇴사하는 등 몸집을 줄였다.
NXC가 코빗 지분을 인수한 당시 코빗 영업이익은 업비트 1348억원, 빗썸 2651억원에 이은 610억원으로 3번째 규모를 기록한 만큼 매력적인 투자처였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지속 영업손실을 기록해왔다. 점유율도 제로 수준이다. 최근 수수료 무료 정책 등을 통해 점유율이 '반짝' 3위로 올라가긴 했으나, 0%대 낮은 점유율에 머물고 있다.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6일 기준 국내 거래소 점유율은 업비트 62.33%, 빗썸 34.71%, 코인원 1.9% 코빗 0.93% 순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업계와 게임업계 간 협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넥슨이 코빗을 인수할 당시 구상을 실현하기 어렵다”면서 “또 게임회사가 게임 내에서 통용되는 가상자산을 매매하고 유통하는 플랫폼을 소유·운영할 경우, 신뢰성 리스크도 크다”고 말했다.
다만, 매각을 추진하더라도 NXC가 수월하게 코빗에서 엑시트 할 지는 미지수다.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거래소 기업가치는 최근 1~2년간 일부 상위권 업체를 빼고 대폭 하락했다. NXC가 손실을 감수하지 않으면 매각 딜이 성사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서정화 기자 spurif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