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실적이 지난해 광물 가격 하락과 전방산업 부진으로 악화됐다. 회사는 원재료 가격 하향세가 안정화되고 있다면서 1분기 실적 개선을 예상했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매출 7조2590억원, 영업이익 2952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양극재 판매량 증가로 매출은 전년 대비 28.7% 늘었지만,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은 51.9%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영업손실 1224억원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이차전지 소재사는 일정 시차를 두고 리튬과 니켈 가격 변동분을 양극재 판가에 연동하는데, 메탈 가격 하락은 수익성 악화 원인이 된다. 비싸게 구매한 원재료로 생산한 양극재를 저렴하게 판매해 손실을 입기 때문이다. 지난달 수산화리튬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75% 이상 급락했다.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 지난해 매출은 6조9009억원으로 전년보다 28.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532억원으로 59.7% 줄었다. 전구체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영업이익도 88억원으로 77.5% 감소했다. 에코프로에이치엔 영업이익은 418억원으로 0.9% 증가했다.
회사는 이날 실적 설명회에서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 수요 정체기인 '캐즘' 영역에 진입, 업황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28.6%였으나 올해 전망치는 23%로 지난해보다 둔화를 예상했다.
다만 광물 가격 하락세가 주춤하고 있어 1분기 실적은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비상 경영 체제를 통한 원가 절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올해 업황 위축에도 중저가 전기차용 양극재 개발을 가속화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포트폴리오도 확대해 시장에 대응할 예정이다. 가격 경쟁력이 높아 중저가 전기차에 적용되는 LFMP(리튬인산철에 망간을 추가한 제품) 양극재는 하반기 중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양산화에 나선다. 중저가 고전압 미드니켈 제품도 배터리 기업과 완성차 업체 등에 연내 공급을 추진, 신규 거래선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하이니켈 제품인 NCMX(니켈·코발트·망간에 신물질 추가) 양극재는 올해 하반기 양산에 돌입해 생산을 안정화하고 판매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고성능 전기차를 대상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단결정 양극재는 올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60%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는 “비상경영으로 이익 방어에 최선을 다했지만, 4분기에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게 돼 임직원 및 주주 여러분에게 송구하다”며 “신제품 개발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에코프로 구성원 모두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