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빙산 조각위에 몸을 누인 채 잠에 빠진 어린 북극곰 사진이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으로 뽑혔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런던자연사박물관은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작가상인 '피플스 초이스' 수상작으로 영국 아마추어 사진작가 니마 사리카니가 찍은 북극곰 사진을 선정했다.
올해 대회에는 총 95개국에서 4만 9957개 사진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총 25개 작품이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사리카니 작가를 포함해 총 5작품이 박물관 전시작이 됐다.
당선작인 '얼음 침대'(Ice bed)는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에서 촬영됐다.
사리카니 작가는 “짙은 안개 속에서 북극곰을 찾아 사흘을 보낸 탐험선 니마 호는 항로를 바꿔 해빙이 남아 있는 곳으로 향했다”며 “그 곳에서 자정 직전에 젊은 수컷이 작은 빙산 위로 기어올라 앞발로 할퀴어 침대를 깎고 잠에 드는 모습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런던자연사박물관장인 더글라스 거 박사는 “사리카니의 숨 막힐 듯 가슴 아픈 이미지를 통해 우리는 지구의 아름다움과 취약성을 볼 수 있게 됐다”며 “이 사진은 동물과 서식지 사이의 필수적인 유대감을 극명하게 일깨워주고 기후 온난화와 서식지 손실이 미치는 피해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 외에도 △노르웨이 북부 트롬쇠 외곽 피요르드 수면에 반사된 새파란 달해파리를 포착한 '오로라 젤리'(작가 에우둔 리카르센) △이스라엘 제즈렐 계곡의 얕은 물에서 잠자리가 코에 앉은 거북이를 포착한 '행복한 거북이'(작가 차히 핀켈슈타인) △이탈리아 로마의 도시와 교외 지역에서 찌르레기가 거대한 새 모양을 만들어낸 '찌르레기 떼'(작가 다니엘 덴세스쿠) △케냐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에서 암사자들의 그루밍을 받는 어린 사자를 촬영한 '공동 육아'(작가 마크 보이드)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피플스 초이스상 최종 후보에 오른 다섯 개 작품은 온라인과 런던자연사박물관에 6월 30일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