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전기차 전환 정책을 공식화하면서 관련 부품과 충전 인프라 수요 급증이 예상됩니다. 멕시코 신공장은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가 될 것입니다.”
우병대 솔루엠 멕시코 생산법인장은 최근 준공한 멕시코 신공장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솔루엠은 신규 사업으로 준비한 전장 부품 및 충전기 모듈과 현 주력인 전자가격표시기(ESL) 사업을 위해 멕시코 국경 지역인 티후아나에 2만9000평 규모 공장을 건설했다. 2021년 제정된 국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한 특별법(NEVI) 대응을 위한 기지로 활용될 전망이다.
우 법인장은 “전기차 충전기 사업의 경우 멕시코 공장은 NEVI 시장과 비(非) NEVI 시장을 모두 공략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라 할 수 있다”면서 “NEVI에 따르면 미국 내 조립생산 제품에 한해서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멕시코 공장에서 모듈 단위로 생산 후 부분조립생산(SKD) 방식으로 공급해 최종 조립을 미국에서 진행, 보조금 수혜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빌리티 시장 자체가 성장세에 있는 만큼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전장부품 사업이 향후 현재 주력 제품인 전자가격표시기(ESL)에 버금가는 매출 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솔루엠은 올해 30kW급 전기차 충전기용 파워모듈에 대해 미국 판매 인증(UL)을 받고 북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이를 위해 북미 소재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와 충전사업자(CPO)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50kW급 전기차용 파워 모듈을 개발하고 있으며, 국내 대기업과 함께 가정용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연계형 직류(DC) 충전기도 개발 중이다.
주력 제품인 ESL 사업에서도 북미 시장에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봤다. 북미 지역은 전 세계 최대 유통 시장을 가지고 있음에도 ESL 침투율이 유럽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아 성장 잠재력 큰 시장으로 꼽힌다. 특히 물류 부문에서 인건비 절감과 재고 최적화 효과를 보려는 고객 수요가 늘고 있다.
우 법인장은 “2~3년 내에 ESL 사업 단일 매출로 1조원 이상을 기록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최근 미주 지역 대형 유통사들의 ESL 도입 문의가 증가하고 있어 목표를 달성하는데 미국 시장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영역을 친환경 제품군으로 확장하는 동시에 신공장 내에 태양광 패널과 ESS를 구축하며 탄소중립 대응에도 나섰다. 멕시코는 태양광 설치가 의무가 아닐뿐더러 관련 배출권 시장 제도 등도 갖춰지지 않았지만 향후 친환경 공정과 시설운영이 이행의무에 포함될 가능성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움직인 것이다.
우 법인장은 “탄소중립은 기업에 있어 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영역이라는 것을 법인장으로서 많은 해외 고객사를 상대하며 피부로 느낀다”면서 “멕시코 신공장 준공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중요한 걸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