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갤럭시S24 판매 수혜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S24 시리즈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에 폴디드 카메라를 가장 많이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삼성전기는 경쟁사보다 적은 물량을 소화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상황이 역전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갤럭시S24 울트라에 탑재되는 폴디드줌 카메라를 대부분 생산, 공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첫 양산이 시작된 지난해 11월부터 연말까지 독점 공급 했으며, 최근 들어 중국 업체가 납품을 시작했다.
이는 초기 전망과 크게 달라진 것이다. 기존에는 중국 카메라 모듈 업체가 폴디드 카메라를 가장 많이 공급할 예정이었다. 일명 '퍼스트벤더' 지위를 중국 업체가 확보, 가장 많은 물량을 납품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이 업체가 생산하는 부품에 품질 관련 이슈가 발생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 사안에 밝은 한 업체 관계자는 “중국 모듈에 해상도 이슈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이 때문에 작년 말까지 전량을 삼성전기가 납품했고 그 영향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폴디드 카메라는 잠망경과 같은 원리로 빛을 굴절시켜 초점거리를 증가시키는 방법으로 광학줌을 실현하는 기술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크기가 작고 공간 제약으로 광학 줌을 구현하기 어려운데, 폴디드 기술로 망원렌즈를 구현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4 울트라 모델에 5000만화소와 5배 광학줌을 지원하는 폴디드 카메라를 탑재했다. 1000만 화소이던 전작 갤럭시S23 폴디드 카메라보다 해상도를 5배 높였다.
폴디드 카메라는 일반적인 카메라 모듈보다 광학 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제조가 까다롭고 단가도 더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양산능력에서 삼성전기가 우위를 보여 공급량 확대로 성과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는 2019년 폴디드 카메라를 첫 상용화했다. 광학 5배줌, 광학 10배줌 등 기존 스마트폰 카메라로 구현할 수 없었던 광학줌 기능을 발전시키면서 스마트폰 카메라 시장을 공략했다. 삼성전자 외에도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폴디드 카메라를 공급했다. 그동안 쌓은 양산 노하우와 경쟁력이 발휘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갤럭시S24 시리즈는 1월 말 출시 이후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에서 진행한 사전판매는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중 가장 높은 기록인 일주일 동안 121만대를 기록했다. 전 세계 사전판매도 전작 대비 두 자릿수 판매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24 시리즈 3개 제품 중 울트라 모델이 가장 인기가 높아, 국내 사전 판매에서 울트라 비중이 약 60%였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