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여성이 뇌졸중 증상인지 모르고 두통을 호소하며 운전하던 중 경찰에 음주운전으로 오인받아 방치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여성은 이로 인해 골든 타임을 놓쳐 심각한 뇌손상을 입었다며 경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1일(현지시간) ABC7 WWSB 등 외신에 따르면, 니콜 맥클루어(당시 38세)는 지난 2022년 3월 21일 차량을 타고 워싱턴주 서스턴 카운티를 지나던 중 경찰에 제지를 받았다.
당시 맥클루어는 두통과 어지럼증으로 회사에서 조퇴한 후 자택으로 가던 길이었다. 경찰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그는 느린 속도로 운전을 이어갔고, 회전 교차로에서 충돌한 뒤 차량을 멈췄다.
경찰은 그가 음주운전을 했다고 판단하고 총을 겨눈 채 차에서 내리라고 경고했다. 이에 맥클루어가 차량 밖으로 나오자, 경찰은 그에게 수갑을 채우고는 경찰차 후드 위로 밀어 넘어뜨렸다.
경찰차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경찰은 맥클루어에게 약물을 복용하거나 술을 마신 적이 있는지 반복적으로 묻지만 그는 “전 그런 적 없어요. 혼란스러워요. 피곤해요”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에 맥클루어는 음주운전과 중범죄 사실을 회피하고 있다며 경찰에 체포됐다. 그가 어지럼증을 호소했지만 현장에 의료진을 부르지 않은 채 음주운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채혈만 진행했고, 검사 결과에서 약물 또는 알코올 성분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구치소에 그를 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클루어 변호인은 “그는 우측 전두엽에 뇌출혈이 발생해 왼손을 움직일 수 없어 (경찰 제지에도) 차량을 멈추지 못했다”며 “도움을 요청하고 구토를 하며 일어설 수 없음에도 24시간 넘게 구치소에서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바닥에 방치됐던 그는 소변 웅덩이 위에서 발견된 후 구치소 의료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받은 맥클루어는 뇌압을 낮추기 위해 두개골 일부를 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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