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쇼' 서현우, '파격 더한 프로반전러, 글로벌 빌런 새 정석'(인터뷰)[종합]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몰아보시면 더 유쾌할 것. 어디까지나 연기였다는 것을(웃음), 그리고 진지함과 위트를 어떻게 오가는지 봐주시길” 배우 서현우가 '킬러들의 쇼핑몰'와 자신의 '성조' 캐릭터를 향한 애정을 이같이 밝혔다.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킬러들의 쇼핑몰'에서 열연한 배우 서현우와 만났다. '킬러들의 쇼핑몰'(극본 지호진, 이권/연출 이권, 노규엽)은 삼촌 진만이 남긴 위험한 유산으로 인해 수상한 킬러들의 표적이 된 조카 지안의 생존기를 다룬 액션 시리즈다.



서현우는 극 중 빌런 성격의 이성조로 분했다. 스나이퍼라는 설정에서 연상되는 날카로운 비주얼과는 다른 장발헤어와 금니 스타일링 등의 파격적인 면모와 함께, 가벼운 느낌의 전라도 사투리로 던지는 위트 섞인 위협들은 작품의 액션감을 북돋우는 주요 포인트로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정진만(이동욱 분)은 물론 베일(조한선 분)-민혜(금해나 분) 등 주요 인물과의 접점을 갖는 반전의 빌런연기는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현실 과몰입형 반응을 이끌만큼 큰 매력으로 각인됐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서현우는 은근한 위트를 더한 진중한 모습으로 '킬러들의 쇼핑몰' 속 성조와 함께, 자신의 연기행보를 되새겼다.

-장발·금니 등 파격적인 스타일의 성조, 어떻게 탄생했나?

▲장발은 대본설정에 있었다. 감독님과 분장팀을 믿고 다양하게 접근했는데, 주변에서 다 좋다고 반응해주더라.

야만적인 느낌을 주는 아랫니 금니는 발음이 잘 안돼서 포기할 까도 싶었지만, 묘한 대사질감이 있어서 유지하기로 했다.

그와 함께 총기에 있어서도 저만의 장식이나 무기를 넣으려고 했었는데,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니 오히려 특징이 없는 게 프로답다고 해서 그는 제외했다.

-의사소통 상 표준어가 필요할 용병들, 그 사이에서의 전라도 사투리 접근 또한 특별한데?

대사에 있어서는 대본상의 전라도 사투리 설정을 따랐다. 부산출생이자 지역기반이 경상도다보니 감독님께서 경상도 사투리로 해도 된다고 하실 정도였는데, 모험을 택했다.

의사소통 면에서 부족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저보다 어린 사투리 선생님을 통해 걸쭉하지만 다소 순화된 사투리를 연습했다. 그를 토대로 지안이나 진만, 파신 등 마주하는 상대마다 다르게 표현했다.

그렇게 어린 지안을 대할 때 부드러운 척 하는 묘한 말씨나 강한 협박어조까지 걸쭉한 톤으로 완성됐다.

-유머러스함과 잔인함의 양극단, 어떻게 설정했는지?

▲감독님의 말이 주효했다. 특히 한쪽으로 과하면 돌아오기 어려우니, 밸런스를 잘 맞춰야 한다는 지시에 충실했다.

현실적 감각으로는 쿠마(던밀스 분)친구를 만나서 인생얘기를 하는 모습처럼 사업자 신고가 필요할(웃음) 자영업자 느낌을 드러내고자 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성조의 다양한 무기액션, 어떻게 접근했는지?

▲유체이탈자 준비하면서 했던 감각을 토대로 촬영 3개월전부터 액션스쿨에서 연습을 했다. 다른 킬러들에 비해 총기 등의 동작이 많은데, 아마추어틱한 느낌이 없도록 많은 조언을 받았다.

실제 실탄사격도 했고, 유튜브에 있는 실제 용병들의 영상들을 참고하며 파지법도 변형시켰다. 맨손액션에 있어서는 숨어서 제압하는 스나이퍼 스타일에 따라 구른다거나 숨어있느다거나, 잘 피해내는 연습들을 많이 했다.

-성조 캐릭터는 잔인한 동료 베일을 택하는 과거는 물론, 머더헬프를 향한 과한 집착 속 물질적인 것들을 향한 욕심들을 보인다. 그를 해석한 배우의 시각은?

▲대본 상 성조는 '식구가 없어서 용병시절을 식구로 찾는다'라는 대사에서 보듯, 본인의 생존이 가장 중요한 사람이다. 그에 임무수행을 우선하는 진만보다는 어쨌든 안죽게 해주는 베일에 집중했을 것이다.

또한 머더헬프에서의 집착과 물질적 욕망은 과거 쌍둥이와의 서사에서 보듯, 그를 통해 스스로의 공허감을 채우고자 하는 스스로도 기억 못할 습관적 측면이라 할 수 있다.

-실질적인 액션으로는 많지 않은 인원들과 함께하는 성조, 촬영 당시 에피소드는?

▲스나이퍼로서의 캐릭터 설정을 바탕으로 했기에 현장에서도 꽤 외로웠다(웃음). 그리고 난이도가 있는 것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첫 저격상황부터 다른 촬영분이 있기 전에 접근했던 것이라 상상으로 채우는 부분이 많았고, 총구방향과 시선의 일치가 중요한 저격수로서의 모습과 밋밋함 없는 장면표현들을 아울러야 했다.

사망신은 이와 달리 감정적으로 독특함을 느꼈다. 처음 지안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자기합리화와 함께 감정을 토로하며 '뭘 위해 여기까지 왔나 싶은 마음'을 스스로 설득하는 것들이 신선했다.

또한 불에 타고 나서 스프링쿨러 터지는 과정에서 감정이 희한했다 뻘쭘하기도 하고(웃음). 그러한 감정들 속에서 “너 그래갖고 지옥 가겄냐”라고 했던 애드리브도 탄생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 “성불하십시오”라는 대사, 유행어가 되리라 짐작했는지?

▲감독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더라(웃음). 저는 대사하는 가운데 여러 틈들 가운데서 얼마든지 할 수 있을 정도로 습관화가 됐었다.

어떻게 보면 그 말은 스스로에게 하는 포기섞인 말도 되고, 지안의 마지막 감정을 이끄는 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동욱, 조한선, 금해나 등 동료들과의 호흡은?

▲이동욱 선배는 연기 시작때부터 봐온 사람인데, 이번 현장에서 다시 프로다움을 느꼈다. 정진만으로서의 촬영때는 뱀파이어 같은 냉철함을, 컷 직후 다독여주는 따뜻함까지 정말 대단하다 싶었다.

제 첫 촬영이었던 베일의 옷가지를 태우는 장면에서 바람결에 머리카락 휘날리는 모습의 표정연기 전후로 그를 크게 느꼈다. 또 (조)한선 선배는 베일로서의 무게감과 에너지를 온전히 잘 잡아주시면서, 제 호흡을 그대로 풀 수 있게 해줬다. (금)해나 배우는 같은 액션스쿨에서 연습하면서 늘 '저놈의 바빌론'이라며 역할로서 저를 자꾸 대하더라(웃음). 힘들었지만 재밌었다.

-이번 '성조' 역을 비롯해, 필모그래피 전반에 양극단 면모의 캐릭터를 많이 택하는 것이 돋보인다.

▲선과 악, 진지함과 위트를 공존하는 연기를 좋아한다. 난이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연극활동 당시 감정 과몰입을 지적하는 피드백에 따라 자기객관화에 집중하고 노력해온 것이 스스로 안착돼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캐릭터의 표현들을 이해하는 편인지, 공감하는 편인지?

▲촬영 전에는 마음으로 공감하는 데 주력하는데, 현장에서 몰입하는 과정에서는 객관적으로 이해를 하려고 한다. 감정을 많이 투여하면 보시는 분들이 느낄 게 없다고 생각하기에, 보다 정확한 액팅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캐릭터 자체에 매몰되지 않는 편이다. 특히 이러한 액션물일수록 굉장히 자기객관화를 시키고자 하고, 일말의 인간적 감정들은 컷 이후 털어내려고 한다.

-배우로서 본인의 성장체감?

▲그래프를 그린다면 아주 조금씩 계속 상향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인간으로서의 욕심어린 생각으로 급상승이나 과한 설렘들을 가질 수는 있지만, 스스로를 잘 다독이려고 한다.

나중에 돌아봤을 때 조금씩 촘촘이 잘 쌓아나가는 모습으로 비쳤으면 한다.

-일상에서도 자기객관화?

▲오히려 반대로 감정에 충실한 타입이다. 갑자기 등산을 가기도 하고, 하고 싶은 것들을 즉각적으로 하는 편이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킬러들의 쇼핑몰' 이후 '삼식이 삼촌' 차기작, 올해 디즈니+의 삼촌이 되나?

▲삼촌보다 디즈니의 '남자'가 되고 싶다(웃음). '킬러들의 쇼핑몰'도 후반작업 때 올해 첫 공개작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설렘이 있었다.

현재 공식계정 등에 보면 해외팔로워들도 늘고 있고, 해외팬의 '나는 당신을 다시 보고 싶지 않다'라는 유머러스한 한글댓글(웃음)처럼 관심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연기를 꿈꾸던 시절과는 달리 많은 것들이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 많은 생각들이 든다. 충실한 연기노력과 함께 시대변화에 따른 것들도 준비하고자 한다.

-'킬러들의 쇼핑몰' 정주행 포인트?

▲2부씩 풀릴 때는 가슴졸이며 봤고, 다 풀린 이후 몰아보며 영화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 한 번에 몰아보시면 유쾌한 시간이 될 것이라 말씀드리고 싶다.

성조 너무 미워하지 마시고, 어디까지나 연기였다는 것을(웃음), 그리고 진지함과 위트를 어떻게 오가는지 잘 봐주시면 좋을 듯하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