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을 의미하는 거대신생기업(유니콘기업) 통계 발표를 중단한다. 일부 기업이 상장을 위해 기업가치를 과도하게 부풀린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 조치에 나섰다. 다만 일각에선 'K-유니콘' 입지가 나날이 줄어드는 등 정부 정책 지원이 통하지 않아 중단하는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부터 국내 유니콘기업 통계 집계를 하지 않기로 했다. 중기부는 매년 국내 유니콘기업 통계를 집계하며 성장하는 국내 벤처 생태계를 홍보했다. 앞서 중기부는 지난해 초 국내 유니콘기업이 미국 기업 분석회사 'CB인사이츠(CB Insights)' 등재된 14개사에 추가로 파악한 8개사를 더한 22개사라고 발표한 바 있다.
중기부 유니콘 집계는 새로 등재된 기업에 대한 일종의 홍보수단인 것은 물론 정부 벤처생태계 육성 정책 지원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였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국내 유니콘기업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유니콘으로 성장한 기업이 상장 과정에서 과도하게 기업 가치를 부풀린다는 문제도 나왔다. 실제 쏘카의 경우 상장 이전 기업 가치가 3조원까지 평가됐지만, 상장 이후 기업 가치가 1조원도 되지 않았다. 현재 쏘카 시가총액은 6000억원이 조금 넘는다.
중기부 관계자는 “기존에 집계하던 국내 유니콘기업 통계는 기업 상장 과정에서 과도하게 기업 가치를 부풀린 것이 그대로 반영되는 등 문제가 지적됐다”면서 “이에 그간 집계하던 국내 유니콘기업 통계를 중단한 상황으로, 향후 집계를 재개할 계획도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정부 벤처생태계 육성 정책이 예상보다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도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최근까지 정부가 벤처생태계 육성을 기치로 내걸었지만, 실제 세계 속 K-유니콘 입지는 나날이 줄어들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6월 주요국 유니콘기업을 분석한 결과 K-유니콘으로 불리는 기업 수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10개에서 14개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당시 세계 유니콘기업 수가 449개에서 1209개까지 급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이에 K-유니콘 세계 비중도 2.2%에서 1.2%로 1%포인트(P) 줄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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