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소 세포를 입힌 '소고기쌀'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은 국제학술지 '매터'(Matter)에 게재된 논문을 인용해 홍진기 연세대학교 교수 연구진이 개발한 '소고기 쌀'에 대해 보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먼저 쌀에 생선 젤라틴을 코팅해 고기 세포가 더 잘 붙도록 만들었다. 이어 쌀에 소 근육과 지방줄기세포를 넣고 페트리 접시에서 최대 11일간 배양해 '소고기 쌀'을 완성했다.
소고기를 올려 완성한 덮밥이 아니라, 밥만 먹어도 소고기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쌀이다. 또한 일반 쌀보다 단백질은 8%, 지방은 7% 더 많이 함유하고 있어 단백질을 쉽게 섭취할 수 있다.
축산업은 온실가스 배출 주범 중 하나로 꼽힌다. 단백질 100g을 소고기에서 얻기 위해서는 49.89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반면, 연세대 연구팀이 개발한 쌀로는 같은 양의 단백질을 단 6.27kg의 탄소 배출로 얻을 수 있다.
논문 제1저자인 박소현 박사는 매터 보도자료를 통해 “세포 배양 단백질 쌀에서 필수 영양소를 모두 얻는다고 상상해보라”며 “쌀은 이미 영양가가 높고, 가축의 세포를 추가하면 영양 수준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소고기 쌀이 상용화되면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소 세포를 함유하고 있어 풍부한 풍미를 가지고 있으며, 소 조직 단백질과 유전적으로 18.54% 일치해 양질의 단백질을 제공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홍 교수는 “재료 간의 상호작용을 최적화하여 다른 식품 성분에도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며 “미래 식품 개발에 재료 공학을 도입하면 다양한 형태의 미래 식품 개발이 실현 가능할 것이며, 자가 생산이 가능한 식량 체계에 적용 가능하므로 이러한 곡물 기반 단백질원은 저개발국, 전쟁 및 우주 등 비상사태에 대응한 구호 식량으로 개발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반 쌀과 달리 단단하고 찰기가 부족해 식감을 개선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평가했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소 세포의 비율을 조정해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배양육 대한 인식 개선도 넘어야 할 산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BBC는 “실험실 배양육이 싱가포르 등 전 세계 각국에서 나오고 있지만, 이탈리아는 식문화 보호를 위해 배양육 판매 금지를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