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자연 속 전파를 일상생활 및 경제 활동을 위한 정보전송, 에너지 전달, 센싱 등에 폭넓게 이용한다. 대표 사례로는 우리가 매일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의 인터넷 접속, 무선 배터리 충전, 전파 인식 및 거리 측정 등을 이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전파의 다용도 서비스 이용 환경에서 스마트폰은 다수의 무선주파수(RF) 모듈을 탑재해 제공되는 서비스 특성에 따라 다중 주파수를 개별적으로 선택하거나 또는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 이동통신 주파수 진화를 살펴보면 1세대(1G)는 800㎒, 2G는 1.8㎓, 3G는 2.1㎓, 4G는 2.6㎓, 5G는 3.5㎓ 및 28㎓ 대역을 개척했다.
5G까지 보여준 더 높은 주파수로의 개척은 이동통신망의 기본 단위인 셀의 트래픽 수용 용량을 높이기 위한 광대역 폭의 확보 과정이었다. 즉, 셀당 트래픽 수용 용량(bps)은 셀당 대역폭(Hz)과 셀당 주파수 효율(bps/Hz)의 곱으로 산출된다. 주파수가 높을수록 광대역 폭 확보가 유리하고, 이동통신 단말 및 장비의 성능이 좋을수록 셀당 주파수 효율은 높아진다.
최근 5G를 넘어 6G 시대의 개척 주파수로 6~15㎓ 대역이 관심을 받고 있다. 동대역은 전파 감쇠를 고려한 커버리지 확보와 광대역 폭을 이용한 용량 증대 측면에서 유리하다. 현재 3.5㎓ 대역의 5G 주파수는 최대 채널 대역폭 100㎒로 공급돼 광대역이 주는 저비용·대용량의 이득을 이동통신사와 가입자 모두가 누리고 있다.
미래 6G 시대에 대비해 필자가 생각하고 있는 이동통신사당 필요한 최소 연속된 주파수 대역폭은 200㎒폭이다. 국내 이동통신사 수를 고려하면 적어도 600㎒폭이 필요하므로 지난해 말 세계전파통신회의(WRC)에서 제시된 7.125~8.4㎓ 대역을 국내 6G 개척 후보 주파수로 제안한다.
또 6G 독립망 구축을 위한 커버리지 용도의 주파수 대역으로 최대 채널대역폭 20㎒으로 구성된 현재의 4G 주파수를 재할당 과정을 통해 채널대역폭 50㎒폭 이상 수준으로 넓히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6G는 5G에서 제시한 통신과 컴퓨팅의 결합 서비스를 넘어 센싱-통신-컴퓨팅의 융합서비스를 제시하고 있다. 센싱은 레이다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컴퓨팅은 AI 서비스 계산 역할을 한다. 다가올 6G의 센싱-통신-컴퓨팅 융합서비스에서 보다 정밀한 센싱을 위해서는 밀리미터파 주파수의 광대역폭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6G에서도 더 넓은 연속된 주파수 대역폭을 활용할 수 있는 주파수 확보 및 공급 전략은 계속 돼야 한다. 지난해 1월 본지에 게재된 육종관 교수의 '전자기 스펙트럼 가치와 효율적 활용'에 관한 칼럼 내용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해당 글에서 과학기술은 누가 먼저 발견했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가 그 기술을 사용해 가치있는 산업과 서비스를 창출해 내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스펙트럼을 이용해 새로운 서비스 및 활용 방안을 찾아내고 이를 기반으로 산업을 발전시키며 국가적 차원에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결국 우리 몫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국내 주파수 정책을 살펴보면 5G까지는 IMT 주파수를 국가 산업적 측면, Wi-Fi(와이파이) 주파수를 국민 서비스 측면에서 다뤄 왔다. 지금부터는 산·학·연을 포함한 모든 주파수 생태계 주체들이 산업과 서비스 연결고리 측면에서 6G 주파수를 논의할 시점에 와있다. 그렇게 해야만 국제사회가 2026년에 계획된 대한민국 프리(Pre)-6G 시연에 주목할 것이다.
박승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전파연구본부장·한국전자파학회 부회장 seungkp@et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