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세 불안으로 방위산업 관련 주식 주가가 급증세를 보이면서 벤처투자시장에서도 방산 벤처기업이 각광받고 있다. 방산 특화 벤처펀드 결성이 줄을 잇고 있다.
방산 관련 업종의 주가가 날아오르자 그간 소외받았던 방산벤처 역시 덩달아 관심을 얻고 있다. 특히 벤처투자시장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방산업체 LIG넥스원과 군인공제회가 공동으로 출자한 방산혁신 펀드가 800억원 규모로 결성됐다. 한화투자증권과 원익투자파트너스도 성장금융의 출자를 받아 총 400억원 규모로 상반기 중으로 펀드 결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앞서 결성된 방산펀드도 속속 투자 회수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8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방산기업 코츠테크놀로지에 투자한 벤처캐피털(VC) TS인베스트먼트는 투자액의 두 배수 가량 차익을 얻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반기 상장을 추진하는 RF시스템즈 역시 BNK투자증권과 현대기술투자가 공동으로 조성한 방산기술혁신펀드의 첫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이다.
실제 국내 증시에서 방산은 뜨거운 테마로 부상했다. 반도체와 저PBR주를 제외하면 지속적인 상승을 보이는 분야는 방산이 유일하다. 국내 대표 방산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인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K방산Fn'는 지난해 1월 상장 이후 15일 기준 32.47% 상승했다. 최근 1년 기준으로 해도 23.67%가 올랐다. 방산 대장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5일 장중 한 때 52주 신고가인 15만5000원을 찍기도 했다. 이례적인 방산주 상승장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말 한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 방산을 꼽기도 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방산 분야가 정부가 중점 육성하는 초격차 분야에 포함되면서 안정적 성장과 투자가 가능해 질 것이라는 판단도 최근 펀드 결성과 투자 증가에 한 몫하고 있다”면서 “딥테크 분야 기업 다수가 방산 분야 적용을 목표로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방산 특화 펀드가 아니더라도 향후 방산 및 우주 분야에 폭넓은 투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관측했다.
한편 방산펀드 결성이 증가하면서 유관 기업도 상장을 서두르고 있다. 정부가 우주항공을 국가전략기술 핵심분야로 지목하면서 정책 수혜 기대도 덩달아 커진 영향도 미쳤다.
RFHIC의 자회사 RF시스템즈는 하반기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위해 통일주권 교체를 지난 16일 완료했다. 투자받은 우선주를 지난해 말 보통주로 모두 전환하고, 주식 액면분할을 통해 유통 주식 수를 크게 늘리며 상장 채비에 나섰다. RF시스템즈는 전력증폭기 관련 핵심 제품및 안테나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매출 대부분이 방산에서 나오고 있다. 질화갈륨(GaN) 전력증폭기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사 RFHIC의 손자회사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