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시대가 열렸다. 앞으로 모든 금융 소비자는 앞으로 모든 금융 소비자는 종전 대비 약 10배 이상 빨라진 속도로 금융자산을 통합 조회할 수 있고, 옛 공인인증서 외에 사설인증서를 통해 여러 금융회사에 원스톱 전송 요구를 할 수 있다. 금융사와 핀테크사도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대거 선보이며 소비자가 정보 주체가 되는 여러 킬러 서비스를 선보였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은행, 보험, 금융투자, 카드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 이용은 물론 국세청 납세증명 등 공공 서비스도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국세와 지방세, 건강보험, 국민연금 보험료 청구 등 생활 속 서민 서비스를 마이데이터 인프라 내에서 할 수 있는 방안도 진행 중이다. 마이데이터 시행은 금융권 정보 뿐 아니라 통신·공공·전자상거래 시장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런 가운데 최근 공동인증서를 부정 발급받아 마이데이터에 접속한 사례가 적발됐다. 비대면 공동인증서 발급 시 본인인증 체계 허점을 이용한 사례로 보인다. 엄청난 정보가 융합되는 마이데이터 체계에 보안 취약점이 발견되거나 이를 악용한 부정 사태가 벌어질 경우, 그 피해는 상상을 불허한다.
공동인증서는 구 공인인증서다. 여전히 많은 금융 소비자들이 이용 중이다.
부정한 방법으로 타인의 정보를 마이데이터 서비스로 악용할 경우, 이는 종전 카드 정보유출 사태보다 더욱 심각한 피해를 양산할 수 있다. 현재 한국정보인증이 이 같은 취약점을 발견, 마이데이터 사업자와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더욱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구체적인 정황이 나왔다면 금융당국도 철저한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
마이데이터는 빅테크 기업이 다양한 형태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발판이 된다. 또 여러 정보가 융합되면서 이제 금융과 비금융간 경계가 사라지는 언번들링 현상을 촉발했다.
유통사와 전자상거래 기업이 간편결제 서비스를 선보이고, 신용평가와 소액대출 등을 네이버, 카카오 등 핀테크 기업이 하는 시대가 다가온 것이다. 소셜미디어 기업이 송금 서비스를 하고, 검색엔진 기업이 데이터를 판매하는 또다른 한국 디지털 금융 지형도가 그려지고 있다.
이럴때 정보보안 문제가 터지면 산업 자체가 고사될 수 있다. 이 참에 강력한 마이데이터 보안 관리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길재식 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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