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프로야구 중계권 재판매 안 한다…“티빙에서만 보세요”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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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개막하는 한국프로야구의 인터넷 및 모바일 시청은 '티빙'에서만 가능하게 됐다. 2024~2026년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뉴미디어 중계권 입찰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CJ ENM이 한국프로야구 중계권 재판매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치열해지는 국내 OTT 간 경쟁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CJ ENM은 정면돌파하겠다는 방향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방송 및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티빙은 내달 개막하는 2024년 KBO 리그 중계를 앞두고 중계권 재판매를 검토했으나 티빙 플랫폼 내에서만 프로야구를 중계하기로 확정했다.

네이버와 아프리카TV, LG유플러스의 '스포키'나 SK텔레콤의 '에이닷' 등 타 플랫폼이 KBO리그 중계방송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CJ ENM과의 재판매 협상을 통해 중계권을 확보해야만 한다.

하지만 CJ ENM은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프로야구 중계권 재판매를 않는 것으로 입장을 정했다. 수익성 개선에 앞서 네이버와 쿠팡플레이 등 경쟁상대에 중계권을 재판매하면 거액을 주고 중계권을 확보한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티빙은 한국프로야구 중계권을 확보하기 위해 연간 약 400억원, 총 1200억원을 지출했다. 경쟁사보다 두 배가 넘는 수치다.

다만 티빙은 2차 저작물 생산은 적극적으로 허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는 프로야구 영상 소스를 무단 사용하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다. 상업적 목적이 아닌 숏폼 영상도 단속 대상이었다. 티빙은 10개 구단의 하이라이트 영상 소스를 활용해 맞춤형 콘텐츠 제작·공급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전해져 프로야구를 통한 새로운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단일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양질의 야구 중계를 즐기고 파생되는 무료 콘텐츠로 디지털 스포츠 문화를 향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 견해다.

김용희 경희대 교수는 “CJ ENM(티빙)이 중계권을 산 것은 티빙 월간활성사용자수(MAU)를 높이는 차원”이라며 “드라마 제작비를 생각하면 이번 KBO 리그 중계권은 비싼 편도 아니라 다른 사업자에 팔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