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POSTECH)은 오승수·우성욱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통합과정 김진민 씨 연구팀이 복잡한 전처리 과정 없이 생체 시료로부터 곧바로 체내 표적 분자를 빠르게 검출할 수 있는 압타머 센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단백질과 고분자가 연결된 양친매성 물질의 자기조립 현상을 바탕으로 '프로티노좀'이라 불리는 구형 마이크로 캡슐을 제작했다. 이 캡슐은 타깃 분자와 반응해 즉각 형광 신호를 내는 구조변형 압타머 기반 '압타센서'를 내부에 탑재하도록 설계했다. 표면이 반투과성 막으로 크기가 큰 유해 단백질의 내부 유입은 효과적으로 차단하면서 크기가 작은 표적 분자만을 선택적으로 내부로 통과시켰다.
그 결과 압타센서의 표적 탐지 성능이 최적의 상태로 온전히 보존되었으며, 생체 내 중요 여성 호르몬으로서 자궁암 발병과 관련된 에스트라디올과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마약류인 코카인 등 표적 분자에 대해 전처리 없이도 효과적이고 신속한 시료 내 검출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캡슐은 유해 단백질 차폐 효과는 매우 뛰어나 캡슐 내부 압타센서는 일반 혈청 수준의 최대 30만 배나 되는 고농도 핵산분해효소 용액에서도 18시간 동안 전혀 손상되지 않고 우수한 특성을 유지했다.
또 각각의 캡슐이 독립적인 반응 용기 역할을 하는 점을 이용해 서로 다른 표적 물질에 대한 압타센서를 탑재한 캡슐 용액을 섞어줌으로써 동시에 여러 표적 분자를 독립적으로 감지하고 각각의 농도 변화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오승수 교수는 “샘플 분리와 표적 센싱을 융합함으로써 혈청 등 생체 시료에서 곧바로 사용 가능한 새로운 소분자 현장 진단용 바이오센서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며, “질병 조기 발견에서부터 개인 맞춤형 치료까지 의학 분야에 혁명을 가져올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한국연구재단의 미래유망 융합기술 파이오니아사업 및 기본연구, 산업통산자원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의 연구 지원 사업, 국방과학연구소 민군협력진흥원의 민군겸용기술개발사업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기초과학연구역량강화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최근 바이오센서 분야 국제 학술지인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