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중남미 최대 경제국 브라질 시장에 2032년까지 11억 달러(약 1조4600억원)를 투자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중남미 최대 경제국 브라질을 방문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면담하고 이같이 밝혔다. 브라질은 현대차그룹 중남미 생산 거점이다. 현대차 브라질 법인과 중남미 권역본부가 위치해 있다.
22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 대통령 집무실에서 진행된 룰라 대통령과 정 회장의 면담에는 제랄도 알크민 브라질 부통령 겸 산업부 장관,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COO) 등이 동석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단순히 자동차 판매뿐만 아니라 브라질과 동반 성장해 나가고자 한다”며 “무료 치과 치료와 재식림 프로그램 등 브라질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근로자 행복을 최우선하는 현대차 브라질 공장은 안전한 작업 환경을 조성했고, 노사합동 세미나와 간담회 등을 정기적으로 시행하며 11년 연속 임금협상 무분규 타결을 끌어냈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브라질 정부의 탈탄소 정책에 대해 “친환경 에너지원을 연구하고 발전·적용하기 위한 브라질 정부의 노력을 잘 알고 있다”며 “수소·친환경 모빌리티 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이 기여할 부분이 있으면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브라질은 지난해 12월 브라질 탈탄소 부문에 투자하는 자동차 제조업체에 총 190억헤알(약 5조1000억원) 규모의 감세·보조금 혜택을 부여하는 '그린 모빌리티 혁신(MOVER) 프로그램'을 발표했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투자 계획이 잇따르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탄소배출 제로 달성을 위해 전기차, 수소차를 아우르는 빠른 전동화 전략을 추진 중이며, 수소 에너지는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 수단이자 전동화를 보완하는 중요한 자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래항공모빌리티(AAM)가 브라질 교통환경에 적합한 미래의 교통수단이라고 확신하며,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에서도 협력 방안을 모색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 정부의 세제 개혁과 투자환경 개선 등을 강조하면서 “친환경 수소분야와 기술 등에 투자할 현대차는 브라질에서 성장하고 있는 중요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50% 감축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 아래 다각적인 친환경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대통령 면담에 이어 카를로스 길베르토 칼리로티 주니어 상파울루대학 총장을 포함한 대학 관계자들을 만나 친환경 분야 인재 육성과 산학협력 방안에 대해서 의견을 나눴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수소 에너지를 통해 에너지 불평등을 해소하고,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기고자 한다”면서 “다양한 친환경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한 상파울루대학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브라질의 청정에너지 시장을 선도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23일(현지시간) 타르치시오 드 프레이타스 상파울루주 주지사를 면담한 후, 현대차 브라질 공장을 찾아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중남미 사업 현황과 중장기 친환경 모빌리티 전략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